‘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지시와 충고는 한마디로 동기부여의 천적이다. 있던 동기도 떨어뜨린다. 반면에,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변화시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을 하면, 상대방은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말하며, 거기서 나온 해결책은 자신의 해법이 되는 것이다.
상사나 부모들은 흔히 “내가 올바른 방법을 잘 알려주었으니 (직원, 자녀가) 그대로 할 것이다.”라고 가정한다. 그렇게 안되면 답답하고 원망스럽다. “그렇게 여러 번 지적해줬는데도, 왜 저 친구는 저 모양일까?”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고객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교육했으니까, 그대로 하겠지.”라고 상사는 생각한다. 하지만 직원들에게는 ‘친절해야 한다’는 모토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는 미묘한 상황이 발생하고야 만다. “힘들어도 참고 공부해야 미래가 밝다고 설명했으니, 공부에 집중하겠지.” 라고 부모가 생각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또 게임의 유혹에 빠진다.
정보 제공만으로는 사람의 행동을 바꾸지 못하는 극단적인 예가 ‘담뱃갑에 새겨진 경고 문구’가 아닐까. 거기에는 “지나친 흡연은 폐암의 원인이 되고 건강에 해롭다”는 말이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지만, 과연 그걸 보고 담배를 끊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문제는 정보자체가 아니라, 그 정보가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연결해 주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
질문은 스스로가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21세기의 리더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질문을 잘해야 한다. 과거 산업시대에는 정보가 상사에게 집중되었고, 그 결과 상사가 올바르게 판단하여 지시하면 피라미드형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실행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지식 정보화사회인 지금은 어떤가? 정보는 넘쳐난다. 어떤 의미에서 생생한 고급 정보는 부하직원들이 더 많이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일방적인 지시, 훈계, 질책이 아니라, 직원들의 말을 잘 경청하고 지혜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질문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며 자신의 해법을 찾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남의 시킴을 받아 움직이기보다는 스스로 하길 좋아하는 존재다. 한 마디로,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질문 리더십이다.
현명한 질문이 인재를 키운다
리더가 질문을 잘하는 것은 현장의 정보를 얻고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하고, 추측을 토대로 말을 늘어놓는데 익숙한 리더들이 많다. 그 추측이란 게 사실은 얼마나 일방적이며, 잘못될 수 있는가? 물론 질문에도 질이 있다. “잘 돼 가나?” 라고 건성으로 물어보면 상대방의 대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질문의 기술’도 훈련할 필요가 있다.병원 얘기다. 심하게 항의하는 고객 때문에 혼줄이 난 원무과 직원이 있었다. “정말 성격 희한한 사람들 참 많아요. 스트레스 팍팍 쌓이네요.” 라고 푸념을 한다. 거기에 대고 “그 사람 정말 인상 더럽더구만..” 하면서 같이 욕을 하는 것, 혹은 “좀 친절하게 해봐.. 자네가 퉁명스럽게 하니까 더 화를 내지!” 라고 핀잔을 주는 것, 그런 건 효과가 없다. 한 팀장은 이렇게 질문을 했다. “정말 힘들었겠네. 어떻게 하면 고객 불평을 좀 줄일 수 있는지, 좋은 아이디어 없어요?” 라고 말이다. 조금 기다렸더니, 뜻밖에도 그는 고객접점에 있는 직원만이 알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을 두세 가지 제안했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교육하는 대신, “접점 직원으로서 어떻게 하면 단골고객을 늘릴 수 있을까?”를 질문하면 어떨까. 잘 들어주기만 한다면 직원은 아주 디테일하고도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왜? 그가 바로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며,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열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에게 “고객 방문은 자주 했나요?”라고 묻는 것은 닫힌 질문이다. 반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라고 열린 질문을 하면 어떨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방어적이 되지 않고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개방적이고 중립적인 질문이 훌륭한 질문 스킬이다. 말해주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듣는 사람에게 그것은 일방적인 메시지, 잔소리, 공자님 말씀이기 쉽다. 상대방이 정말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게 하려면 그에게 질문을 하라.
글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대표(helen@eklc.co.kr)
- Beyond Promise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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