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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12. 18:01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전 세계 고객과 접점을 이루고 있는 유통 파트너, 서비스 파트너는 물론 자재를 공급하는 파트너 등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전체 가치 사슬(Value Chain)상에서 긴밀하게 협업하고 상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수의 파트너사들과 윈-윈 할 수 있으려면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차이 문제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문제뿐만 아니라, 파트너별 속성 차이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다수의 파트너 관리 이슈 등 다양하고 복잡한 경영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왜 다수의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은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를 해 오고 있는 것일까? 이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의 파트너 생태계 구축의 배경이 무엇인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접근 방식과 내용이 무엇인지 등을 HP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모범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Ⅰ. 파트너 관계 관리 등장의 배경 
 
 
한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할 때에는 제품을 외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여러 가지 선결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글로벌 경영 철학, 임직원의 글로벌 인력 구성 및 관리, 글로벌 브랜드 형성,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 등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기업의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는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치사슬의 연장선 상에 있다. 그래서 파트너는 바로 기업의 경쟁사가 될 수도 있고,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대신 전달하는 유통 혹은 서비스 협력자들일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는 글로벌 기업의 파트너 수는 보통 기업당 10만개가 넘는다. 파트너와의 관계는 이해타산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며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파트너 관리는 갈수록 어려워져 가고 있기 때문에 파트너와의 관계 관리는 전사적인 경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IBM, HP,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에 대한 전사적 관리 방법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치열한 경쟁과 시장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기업들이 어떻게 거대한 파트너 생태계를 형성하고 이끌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Ⅱ. 하이테크 기업들의 파트너 생태계 구축 배경   
 
 
과거에는 주로 특정 목적을 위해 전략적 동맹(Strategic Alliance)등의 방식으로  손을 잡은 기업들은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는 기업을 묘사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었다. 또한 공급 채널에서의 파트너들을 단순한 공급 하청 업체로 보거나, 수요 채널에서의 판매 파트너들을 유통 구조에서의 단순한 대리인으로 보는 것도 급변하는 시장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는 시각이다. 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이질감, 커뮤니케이션 문제, 유통 구조의 차이, 비즈니스 방식 및 사고 방식의 차이 등에서 비롯된 다양한 경영 이슈에 부딪힌다. 경영 시스템의 진화, 고객의 니즈의 변화 등도 과거와는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파트너 개념의 내용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에게 있어 ‘파트너란 기업의 확장된 모든 형태’라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시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니즈를 가진 수천 혹은 수억의 고객들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은 파트너 집단들이 있다. 파트너의 수가 많고 다양하다는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에게 큰 도전 과제이다. 글로벌 기업은 우선 파트너와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면 사업 파트너가 되려는 기업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서로 가치를 주고 받으며 번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과제를 풀기 위해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생태계 관점의 접근 방법을 택했다. 기업 생태계와 자연 생태계에는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제임스 앤드류와 헤럴드 서킨은 기업 생태계를 자연 생태계와 유사한 다양한 조직과 단체들의 네트워크로서, 참여자들이 상호 의존하고 협조하며 공생하는 곳으로 정의한다. 제임스 무어는 하와이의 생태계가 코스타리카의 생태계보다 취약한 이유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한다. 하와이의 생태계 환경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둔감하고 시스템이 폐쇄적이어서 고유의 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생태계는 관계의 시작에서 발전, 그리고 소멸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진화화는 자연 생태계와 유사하다고 했다.  
 
파트너 생태계를 빠르게 형성한 사례를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이테크 기업들은 짧은 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자원과 가치 창출 능력면에서 한계를 안고 있었다. 자연히 자신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들을 찾게 되었고, 함께 성장한 파트너들은 거대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말하자면 그들은 그렇게 생태계를 형성함으로써 파트너와 공생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생태계는 경쟁 속에서 발전하며,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쉽게 허물어지지 않고 활력을 되찾는 특징이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파트너 생태계는 이 기업을 둘러싼 파트너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속에서 서로 경쟁하고 매출을 올린다. 이 파트너들의 생태계가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연결되며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한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기업이 위기를 맞을 때는 함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파트너들이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되며 파트너와 해당 기업간 그리고 파트너사들 간에 형성된 가치 사슬에 긴장이 발생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전체 생태계의 상호작용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관찰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기업들이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배경에는 전사적인 관점에서 다수의 파트너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이 있다. 전체 생태계 관점에서 기존 파트너들과는 다양한 전략적 프로그램으로 관계를 발전시킨다. 잠재적 파트너를 유인하여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려는 목적이 있다. 생태계 내에 있는 수 많은 파트너들과 효율적이고 왕성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외부 아디이어를 획득하고 발전시켜 상품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또한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파트너들과는 마케팅, 영업 및 서비스 모든 영역에 걸쳐 협업을 함으로써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대응하기 힘든 영역에 공동으로 진출해 부가 가치를 창출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 결과 파트너 생태계는 기업 전체의 생태계, 특히 고객의 접점에서 형성된 생태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창출한 가치를 고객과 시장에 자연스럽게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례  
 
마이크로소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파트너 수가 2008년 현재 무려 84만개를 넘어선다. 만약 파트너십을 전략적 동맹(Strategic Alliance) 수준으로 한정한다면 그 수는 훨씬 줄어 들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과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파트너들을 자신의 파트너 세계에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파트너가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2003년 파트너 브리핑에서 ‘우리가 1달러를 벌면 약 8달러는 우리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가치를 창출하는 파트너에게 돌아간다’라고 했을 정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 규모를 감안할 때, 하나의 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많은 파트너 비즈니스가 궁극적으로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게 됨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으로 그 세력을 확장할수록 다양한 목적에서 다양한 종류의 파트너들과의 협력관계가 나타났다. 이 파트너 세계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일관되고 체계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파트너 커뮤니티와 파트너 네트워크를 ‘파트너 생태계(Partner Eco System)’라고 지칭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5년 파트너 생태계 지원에 17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이 자금의 대부분은 파트너사들의 마케팅 지원, ‘충성도 제고 프로그램(Partner Loyalty Program)’ 운영 비용,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비용, 파트너 교육 비용, 그리고 파트너에게 지급하는 시장 개척 자금 등으로 쓰였다(<그림 2> 참조).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의 파트너 군들에 대해 다양한 파트너 프로그램을 실행해왔다. 파트너 프로그램이란 파트너십의 시작 시점부터 파트너십의 등급화, 그리고 각 등급에 따른 다양한 혜택 제공 등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오라클도 2006년 ‘파트너 생태계’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유사한 방식으로 파트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 생태계에 속한 수많은 파트너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들이 곧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성장 동력이며, 그들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비즈니스를 통해 돈을 번다. 이 생태계에는 서비스 공급자 (Service Provider, 33만여 개사), 리셀러 (Reseller, 45 만여 개사), 그리고 독립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Independent Software Vendor, 6만 3,000여 개사)가 있다. 각각의 파트너 군에는 서로 다른 전략과 가치 부여 방식이 적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파트너가 된 목적이 다르며, 니즈(Needs)가 다르기 때문이다. 파트너들은 전략적 가치의 차이와 충성도 관리를 위해 골드 파트너, 실버 파트너 등으로 모두 등급화되어, 그 등급에 맞는 가치를 부여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파트너들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여를 하도록 유도하고 기여한 만큼 대우를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Ⅲ. 파트너 생태계 구축 모범 사례 
 
 
1. 파트너 생태계에서의 브랜드 구축과 가치 제고 
 
다수의 파트너들과 파트너 십을 형성하는 많은 기업들은 그 규모와 목적이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르다 할지라도 나름대로 파트너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 파트너 생태계가 고유한 색깔과 철학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기업이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 브랜드 및 상품 브랜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파트너 생태계에도 비슷한 노력을 기울여야 파트너 생태계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파트너 생태계에도 이름을 붙여서 참여자들에게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과 전략이 무엇인지 전달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또한 그 이름을 브랜드화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가 형성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HP는 2002년 파트너 생태계와 관련해 무척 고민스러운 비즈니스 이슈에 직면했다. 서버, 프린트, 컨설팅 등 사업은 다양한 영역으로 펼쳐져 있었고 각각의 사업부에는 모두 수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얽혀 있었다.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기업 프로그램이 분산적으로 시행되고 있었고, 관련 비용은 혼란스럽게 지출되고 있었다. HP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모든 파트너 관련 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 통합된 프로그램에 이름을 붙였다. 기업의 전체 파트너 생태계를 브랜드화하자는 의도였다. 그렇게 해서 ‘파트너 원(Partner One)’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HP의 현재 CEO 마크 허드는 HP가 글로벌 시장에서 14만개의 파트너사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파트너 원은 파트너들에게 주기적으로 보내지는 뉴스레터, 로드쇼, 그리고 HP사와 파트너 간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서 인식되어 갔다. 이 브랜드는 파트너사들의 충성도를 결집하고 이끌어내는 상징이 되었고, HP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파트너에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질수록 파트너들의 충성도는 높아졌다. 브랜드로서의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상부 생태계 아래에는 다양한 하부 생태계가 존재한다. 프린트 사업과 서버 사업은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른 생태계가 필요하다. HP의 제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와 HP에 기술을 제공하는 협력사들은 또 다른 생태계를 이룬다. 하지만 통합적 브랜드가 하나의 기업 사상(思想)으로 작용한다.  
 
파트너 생태계 브랜드는 중심 기업과 파트너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의 파트너는 유통, 서비스, 기술 개발, 하청업체 등 그 수와 종류가 너무나 많아 비즈니스 체계를 복잡하게 만든다. 파트너를 결속시키는 이 생태계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 파트너 생태계 브랜드이다.  
 
인텔도 2006년 각 지역별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다양한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하나의 브랜드로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파트너 센트릭 (Partner Centric), IBM은 파트너 월드(Partner World)로 명명하며 브랜드화했다. 이들 기업은 수십만 파트너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 공식적으로 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글로벌 기업들에게, 특히 많은 유통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파트너들은 소비자와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일반 소비자를 향한 기업 브랜드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를 모두 관리하며 시장을 만들고 생태계를 관리해 간다.  
 
브랜드의 활용 측면에서 인텔이 파트너들에게 브랜드로 어떻게 접근하는 지 살펴 보자. 인텔의 주요 광고 컨셉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텔은 파트너의 가치를 최고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텔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자사 웹 포탈, 비즈니스 매거진 등을 통해 파트너와의 윈-윈 파트너십과 자사의 파트너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이 단계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특정 파트너 프로그램을 홍보하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목표로 하는 잠재 파트너들한테는“인텔은 업계 최고의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파트너에게 보답합니다”라고 접근한다. 인텔은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함으로써 인텔과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파트너십 레벨과 종류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홍보한다. 특정 상품을 홍보하지는 않고 전반적인 프로그램 취지를 홍보한다. 마지막 단계로 파트너와 관계가 형성되면 상품을 관련시켜 마케팅 메시지를 더욱 구체화한다. 그리고 ”인텔의 ○○제품은 파트너사의 매출 신장에 큰 기여를 할 제품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인텔의 파트너들에 대한 메시지는 짜임새있게 체계적으로 전달된다. 즉 ‘인텔은 이런 회사’라는 것을 전달하고, 그 다음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파트너를 위한 인텔의 배려가 무엇인지를 전달하며, 마지막으로 인텔의 상품 브랜드에 파트너 브랜드를 융합시켜 시장에 전달한다(<표 1> 참조).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인텔은 파트너를 위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주는 회사이며, 그 가치를 위해서 인텔의 파트너 프로그램이 있으며, 모든 상품에는 파트너를 돕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파트너가 되기 위한 조건을 까다롭게 하여 생태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제품을 팔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을 분명히 제시한다. 이 요건을 갖추기 위해, 파트너는 MCP, MCSE와 같은 마이크로 소프트가 원하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인력을 일정 수 이상 고용하고 있어야 함을 명시한다. 특정한 매출 기준을 정해서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요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더 나은 혜택으로 유도하고 충족할 경우 파트너십의 단계는 올라간다.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업들에서 특히 이런 전문 지식을 갖춘 자격증을 따도록 유도한다. 파트너를 그들의 네트워크에 묶어두고 기업의 파트너 생태계 브랜드를 프리미엄화하여 더욱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2. 생태계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가치 차별화  
 
생태계의 브랜드는 파트너들이 기업을 인식하는 대문의 간판 역할을 한다. 이 대문을 넘나드는 파트너들의 규모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생기는 기업들의 고민은 어떻게 ‘알짜’파트너사와 ‘껍데기’ 파트너를 가려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시스코 시스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네트워크 장비를 판매하며, 마케팅, 영업 및 서비스 전 영역에 걸쳐 많은 파트너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시스코는 약 3,000개에 이르는 리셀러 파트너를 골드, 실버, 그리고 프리미엄 등급으로 분류해서 각각의 파트너 십 등급에 따라 가치 제공을 차별화하고 있다. 또 파트너 리스트에 등록된 3만3,000 개사의 솔루션 파트너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중 5,800개사는 특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기술 교육 혹은 영업 방법론과 같은 혜택을 차별화하여 제공한다. 이러한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는 파트너 프로그램, 즉 충성도 관리 프로그램에서의 조그마한 변경도 글로벌 시장의 파트너들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인텔도 유사한 방식의 등급화 체계로 운영한다. 인텔은 예를 들면 시스템 빌더 파트너 집단의 경우 325개사의 프리미어 파트너, 1만 개사의 액티브 인텔 멤버, 3만5,000개사의 등록 파트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파트너 집단은 인텔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함으로써 상위의 파트너 등급으로 승급되도록 유도된다. 기업이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여러 분야에 다양한 항목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파트너 등급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된다.  
 
파트너 등급에 따른 가치 차별화를 위해 포인트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예도 있다. 포인트 프로그램이란 각각의 파트너에게 그 활동과 기여도에 따라서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파트너의 충성도를 관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포인트 제도라고 하면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회원 마일리지 프로그램으로 연상하기 쉽다. 하지만 파트너 생태계에서, 기업과 기업의 대등한 파트너쉽에서도 적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유통, 공급, 마케팅, 서비스 및 기술 협력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포인트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표 2>에서 보듯이 일반적으로 카페테리아 프로그램, 독점적 프로그램, 계층적 프로그램 등으로 나뉜다.  
 
생태계에서 파트너들을 한 곳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볼 수 있다. 기업과 오랜 기간 함께 매출을 올리고 서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보답하기 위한 수단으로 포인트 인센티브가 적용된 것이다.  
 
3.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강력한 네트워크 포탈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글로벌시장에서의 다수의 파트너들과 어떻게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단순한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파트너를 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로 조직하고 기업과 파트너가 공동으로 시장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영업,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 대한 많은 정보가 네트워크 상에서 교류되어야 한다. 이것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 웹을 이용한 네트워크 포탈이다.   
 
2005년 HP사는 파트너 생태계에 있는 유통 리셀러 파트너들에게 아래의 메시지를 담은 한 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여러분이 너무 많이 접속하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되어 버렸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HP는 파트너 생태계의 브랜드화 작업과 함께 모든 파트너들과의 효율적 커뮤니케이션과 가치 공유를 위해 웹 포탈을 만들어 제공해 왔다. 파트너들과의 비즈니스를 위해 제공한 웹 포탈이 이제는 파트너 생태계를 네트워크화하고 정보를 주고 받는 최고의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정도로 진화되었다. 웹이 새로운 비즈니스 채널로 등장하기 전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파트너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은 팩스, 우편물, 그리고 그 후에 나타난 이메일 등이었다. 콜 센터를 통한 전화 혹은 영업 사원들에 의한 전화는 일상적이나, 이것은 기업 차원의 대표성을 띤 커뮤니케이션으로 활용하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상대하는 파트너의 수가 10만개가 넘는다고 가정할 경우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웹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 소비하는 방식을 바꿔 놓기도 했지만, 소비자와 접점을 이룬 파트너들의 비즈니스 방식도 바꿔 버렸다.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은 바로 이 웹에 생태계의 새로운 진화 방식을 접목했다. 예를 들면 판매 및 서비스 파트너를 모으기 위해서 웹 포탈을 통해 홍보하고 파트너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파트너가 되면 소비자들에게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그들이 기업의 제품을 더 잘 알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거나 서비스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포탈을 통해서 영업 베스트 프랙티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MDF (Marketing Development Fund)라는 마케팅 보조금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웹 포탈을 이용하는 파트너는 늘게 되었고 이러한 포탈을 통해 생태계에 있는 전세계의 파트너를 하나로 네트워크화 했다.  
 
글로벌 하이테크 업체만이 웹 포탈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캐타필러는 중장비로 유명한 회사이다. 캐타필러가 전세계에 중장비를 공급하지만 실제로 고객에게 판매 혹은 서비스를 하는 것은 파트너들의 일이다. 캐타필러는 어떻게 전 세계의 딜러 파트너들을 효율적으로 도울 것인가를 고민했다. 딜러의 니즈를 분석한 결과, 딜러들은 그들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캐타필러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며, 고객사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캐타필러에서 상품 변화 및 서비스 정보 등에 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 딜러 포탈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캐타필러사는 또한 딜러들을 네트워크화하여, 딜러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4. 개방적이고 강력한 아고라 (Agora) 형성  
 
생태계는 개방적이어야 한다. 개방과 가치 창조를 위한 협력은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모두에게 무분별하게 개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개방하여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유도하고 생태계를 활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SAP는 기업 운영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전 세계 기업 고객들에게 공급해 왔다. SAP는 수많은 파트너들과 고객들로 구성된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파트너와 고객은 하나로 이어져 있는데, 고객사 입장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만들어내는 것은 SAP이지만 그것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주로 파트너들에 의해 수행된다. 따라서 최종 고객이 안정적 서비스를 받거나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에는 파트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SAP에도 그들의 파트너들은 소프트웨어를 혁신하고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요소이다. 그들의 시장 경험과 전문지식이 SAP 소프트웨어를 더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속성을 잘 이해하는 SAP는 전 세계에 펼쳐져 있는 이들 파트너를 모으고 네트워크화하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커뮤니티(Enterprise Services Community)를 만들었다(사진 참조). 매달 50만 개사 이상의 전세계 파트너들이 SAP 개발 커뮤니티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SAP 플랫폼을 개발하는 1,000개 이상의 독립적 소프트웨어 벤더들도 이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다.   
 
노키아는 무선 모바일 플랫폼 개발, 단말기 생산, 모바일 컨텐츠, 포탈 서비스 등에 걸쳐 모바일 관련 수직적 통합 서비스 체계를 갖추어 왔다. 노키아는 자신의 가치사슬에 연결된 수많은 파트너와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파트너를 지원하고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노키아는 모바일 플랫폼 S60에 개방적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노벤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파트너들의 아이디어 창출을 유도하고 그 기여에 대한 보상도 하고 있다. 노키아의 수많은 파트너사들은 그 규모를 떠나서 하나의 거대한 노키아 파트너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고, 개방적 포탈은 정보가 흘러다니는 동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그들이 내부적으로 개발하고 창출할 수 있는 지식은 내부에서 진행하고, 내부역량의 한계로 창출할 수 없는 지식은 외부에서 찾는다. 파트너 생태계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제공하고, 기금으로 지원하거나 기여한 획기적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사후 보상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단편적이거나 일회성이 되지 않도록 가급적 많은 파트너들을 유도하고 경쟁을 유발시킨다. 많은 참여 파트너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커뮤니티가 곧 생태계가 된다. 커뮤니티는 사소하기 그지 없는 대화에서부터 기업에 대한 불만과 아이디어, 소비자의 목소리 등 온갖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이 모이는 장소가 된다.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은 완전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든, 기존 제품에 대한 혁신적 아이디어이든 혁신이 내부에서보다는 외부에서 상당수 획득될 수 있음을 경험해 왔다.  
 
애플의 아이팟은 벤쳐 사업가 토니 바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고 포털 플레이어라는 파트너와 긴밀한 협업 하에 제품 설계와 견본 작업을 완성했다. 애플의 장점은 개방적 문화와 그것을 신속히 상품화에 활용하는 능력이었다. 커뮤니티를 통해 모든 가용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 중 좋은 아이디어를 선별하여 제품에 반영한다.
 
커뮤니티는 더 이상 가상 공동체가 아닌 혁신의 도그마로 작용한다. 뱅클러는 최고의 혁신은 기업 내부에서보다는 포괄적 네트워크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이러한 오픈 네트워크, 오픈 소스 접근의 시대가 온 것이다. 위키피디아(Wikipedia)가 컴퓨터 산업, 하이테크 산업에 먼저 찾아왔지만, 이것은 곧 굴뚝 산업분야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Ⅳ. 맺음말  
 
 
이상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갖추어야 할 조건 중 글로벌 시장에서 다수의 파트너를 위한 생태계 구축 배경 및 그 방안을 기존 글로벌 하이테크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생태계는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이미 시작한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많은 파트너들과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은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정확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파트너와 상생한다는 생각으로 글로벌 기업 수준에 걸맞는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생태계가 강할수록 위험에 쉽게 노출되지 않고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에서는 브랜드 구축, 가치 차별화, 인프라를 통한 비즈니스, 그리고 커뮤니티 형성 등에 대한 방안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은 파트너들로부터 함께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기업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충분히 개방적이어서 많은 아이디어가 흘러 들어올 수 있는 기업, 파트너 생태계의 브랜드만 들어도 그 회사의 파트너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는 기업, 그리고 고객을 배려하듯이 파트너와의 상생에도 가치를 두고 있음을 느끼도록 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 참고문헌 > 
제임스 무어, “경쟁의 종말”, 1998  
제임스 앤드류. 헤럴드 서킨 “수익 창출의 이노베이션”, 2006  
Don Tapscott et al., “The Naked Corporation”, 2003  
Yochai Benkler, “The Wealth of Networks: How Social Production Transforms Markets and Freedom”, Yale University Press, 2007 
- LG Business Insight 98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