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23. 04:47
2007년 M&A 거래 규모는 약 5조 달러에 이르러 1999년의 전고점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절반 이상의 M&A가 주주 가치 증대에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 M&A 거래를 실패로 이끄는 함정들을 살펴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3~4년 사이에 국내 기업들의 M&A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왔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먼 나라의 이야기였던 M&A가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정리로 본격화되기 시작하여 이제는 기업들이 기존 사업 강화나 신성장 사업 발굴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대안이 되었다. 경제 관련 기사나 논문을 보더라도 “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M&A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 “M&A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의 글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들이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국내 기업들을 인수한 뒤 매각하여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그리고 두산, STX, 한화 등이 M&A를 통하여 그룹의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재계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것을 보면서 M&A를 기업의 성장을 보장하는 요술방망이로 인식해, 많은 기업들이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시장을 과열 양상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M&A에 대한 열기는 비단 국내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매년 전세계 M&A 거래 규모는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경을 넘어서는 Cross-border M&A까지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A는 과연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일까?
전세계 및 국내 M&A 거래 지속 증가
전세계 M&A 거래 규모 및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 IT 거품 붕괴 이후 위축되었던 M&A 거래는 2007년 약 4만 건, 5조 달러에 이르러 거래규모 기준으로 1999년의 전고점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로 M&A 시장이 냉각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M&A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M&A 참여가 위축되어 거래 규모가 줄어들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M&A를 효과적인 성장 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을 고려 또는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M&A 거래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7년 국내 M&A 거래 규모는 약 445억 달러에 이르렀다. 무려 40조원이 넘는 돈이 M&A에 투자된 것이다. 2003년 M&A 거래 규모가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할 때 불과 4년 만에 4배 이상으로 성장한 것이다. 거래의 성격 또한 과거의 공기업 민영화나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중심이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보나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해서 일반 기업을 인수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으며,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Cross-border M&A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M&A의 절반 이상 주주 가치 증대에 실패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M&A의 성공률에 관한 조사 연구를 수행했는데, 결과는 참담하였다. A.T. Kearney는 93년부터 96년까지 수행된 115개 대규모 M&A의 거래 전과 2년 후의 총 주주 수익 (Total Shareholder Return)을 조사한 결과 58%의 M&A가 주주 가치를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McKinsey는 90년에서 97년 수행된 193개를 조사해 65%가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2002년 발표된 Boston Consulting Group의 조사 결과 역시 실망스럽다. 95년에서 2001년에 수행된 302개의 거래 중 61%가 주주가치를 감소시켰고, 인수 기업의 성과는 산업 내 경쟁사 대비 4% 포인트, S&P 500 대비 9% 포인트가 저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2007년 McKinsey는 97년에서 2006년 수행된 1,000개 M&A의 거래 전, 후 주가를 비교하여 인수자의 주주 가치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에 따르면 분석 대상 가운데 62%가 주주 가치를 증가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적인 점은 97년에서 2000년 사이에 수행된 M&A 중 65%가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지 못한 반면, 2003년에서 2007년에는 57%가 주주 가치 증대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실패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 이상의 M&A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왜 기업들은 M&A에 적극적인가?
거의 60%에 가까운 M&A가 별 성과를 올리지 못하거나 심지어 인수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A 건수는 왜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
무엇보다 M&A가 성공적일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은 M&A를 통해 새로운 사업 또는 시장에 보다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다. 기존 기업의 인수는 신사업 또는 시장 진출 시 필요한 역량, 즉 기술, 인력, 유통망 등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켜 주고, 사업 경험을 제공해 줌으로써 실패 확률을 낮춰 준다. 기업은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경쟁 기업의 인수를 통해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점유하여 지배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점은 자체의 힘만으로 얻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M&A가 성공적일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들에 매혹되어 많은 기업들이 낮은 성공률을 도외시하고 M&A에 뛰어드는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사업 환경으로 인해 유기적 성장의 가능성은 떨어지는 반면, 주주들의 새로운 성장 엔진에 대한 요구는 점점 높아지는 것도 경영진으로 하여금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다. 기술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고객의 요구는 복잡다양화되면서 사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지속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해 기업은 과거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자체적인 개발보다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은 시간 측면에서 경영진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그리고, 자본 시장이 국제화되고 활성화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다양한 투자 대안을 가지게 되었고, 이에 주주들의 기대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Bain & Company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과거에 주주들은 GDP 성장률 수준인 5% 정도의 성장을 기대하였으나, 당시의 주주들은 이보다 월등히 높은 12%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다. 주주들의 기대 수준 증가는 경영진으로 하여금 보다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더욱 어려워지는 사업 환경, 높아가는 주주들의 요구 속에서 M&A를 통한 빠른 성장은 경영진이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일 것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M&A 성공의 어려움을 간과하거나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하고 M&A에 뛰어 들고 있다.
M&A의 함정
그러나 M&A의 성공은 태생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서로워(Sirower)는 그의 저서 “M&A 게임의 법칙(Synergy Trap)”에서 M&A는 지불되는 프리미엄으로 인해 주주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업의 주가는 이미 해당 기업의 현재 및 미래 성과를 반영한 것이고, 프리미엄은 M&A로 인해 파생되는 추가적인 시너지에 의해 달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M&A는 마치 도박과 같다는 것이다. 피인수 기업의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 기업의 가치 이하로는 기업을 매도할 이유가 없고, 이로 인해 프리미엄이 발생한다. 따라서 인수 기업의 경영진은 시너지를 통하여 프리미엄 이상의 성과를 달성해야만 주주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가 없다면 주주는 M&A보다는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주식의 매입을 통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투자가 될 것이다. 서로워는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를 달성하는 것을 러닝 머신에 비유하였다. 시너지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오늘 시속 6Km로 달린다면, 내년에는 8Km, 후년에는 10Km로 계속 속도를 높여가며 달려야 한다. 더구나 프리미엄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은 채로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M&A에 있어 시너지에 대한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불하였다. UCLA 교수인 리처드 롤(Richard Roll)은 이를 경영자들의 ‘자신감 과다증’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Lotus가 7억 달러에 WordPerfect를 인수하려 했던 시도가 실패한 후, Novell은 동사를 14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아마도 Novell의 경영진은 Lotus보다 7억 달러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Novell은 본인들의 제품에 WordPerfect라는 우수한 워드 프로세스가 결합될 경우 Microsoft나 Lotus의 Office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여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 후 주가 하락으로 5억 5,000만 달러의 가치하락을 경험하였으며, 결국 Corel사에 2억 달러에 재매각하였다. 시너지에 대한 과신으로 인해 인수 대금만으로 12억 달러를 손해 본 것이다.
M&A의 또 다른 함정은 예행연습도 시운전도 없이 시작 시점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통합이 시작되면 원상태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우며, 되돌린다 하더라도 막대한 비용이 지불되어야 하며 기업의 이미지 또한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소매 유통 기업인 Sears Roebuck은 기존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교차판매함으로써 시너지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뮤츄얼 펀드인 Dean Witter Reynolds와 부동산 회사인 Coldwell Banker를 인수하였다. 그러나 고객들의 구매 행태가 달라 교차판매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Sears는 인수 프리미엄 이외에도 금융센터 설립에 2억 5,000만 달러 이상 투입한 상태에서 두 회사를 분사시켰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통합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의 투입을 필요로 하며, 통합 과정 진행 중 경쟁사나 경쟁 환경 변화에 자칫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수 기업은 자신이나 피인수기업의 공급시장, 프로세스, 수요시장에 있어서 합병 전보다 효과적으로 경쟁기업에 대응할 수 있거나, 새로운 시장의 개척 또는 기존 시장을 잠식함으로써 경쟁자의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M&A를 통한 가치 증대는 불가능하며, 오히려 통합에 투입되는 노력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맥주 생산 및 유통 기업인 Anheuser-Busch는 1979년 Eagle Snacks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1982년 빵과 스낵류 제조회사인 Campbell Taggart를 20%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5억 6,000만 달러에 인수하였다. 그러나 맥주와 스낵류의 유통 차이로 인해 시너지가 창출되지 않았다. Anheuser-Busch가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는 동안 스낵류의 경쟁사인 Frito-Lay는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고 신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점유율을 40%에서 50%로 증대시켰다. 이에 반해 Eagle Snacks의 시장점유율은 시너지 창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6%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였다. 결국 Anheuser-Busch는 17년간 스낵사업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한 후 Eagle Snacks를 Frito-Lay에 매각하고, Campbell Taggart는 분사시켰다. 항공산업의 Lockheed Martin은 항공기용 전자제품 납품업체인 Loral Corporation을 91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공급사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고려한 인수였다. 그러나 공급사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경쟁사인 McDonnell Douglas가 전자제품 납품회사를 Loral에서 다른 회사로 변경함으로써 성과 하락을 경험하게 되었다. 공급사를 통합함으로써 기대했던 안정된 수익 기반과 경쟁력 향상 대신에 주요 고객을 잃는 아픔을 맛본 것이다.
M&A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기업의 전략 실행을 위해서 M&A가 꼭 필요한 것인지, 다른 대안에 비해서 우월한지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M&A 수행 여부를 결정한다.
M&A는 기업 전략 실행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주지하고, 다른 대안과의 비교를 통해 M&A의 수행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기업 전략, 사업 전략의 올바른 수립이 요구된다. 앞에서 살펴본 Sears Roebuck의 금융 사업 진출이나, Anheuser-Busch의 스낵 사업 진출은 전략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M&A의 실패를 초래한 경우이다. 또한 전략 방향이 맞더라도 실행 대안들의 장·단점 및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비교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M&A와 자체 개발(Green Field Development) 그리고 Joint Venture나 제휴 등 대안 실행에 필요한 시간, 자원, 그리고 실현 가능성 및 리스크를 면밀히 비교하여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M&A 검토 시부터 M&A를 통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를 명확히 하고 달성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여야 한다.
M&A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검토하고 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수립하여야 한다. 창출하려는 시너지를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화함으로써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창출 가능한 시너지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실 M&A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를 정확히 산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수립한다면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혹시라도 능력을 과신하고 있진 않은지 반복 검토함으로써 M&A의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수 경쟁자가 많다면 과잉경쟁으로 인하여 인수 프리미엄이 증가한다. 과잉지불의 가능성이 높다면 경쟁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M&A는 기업 전략 실현의 수단이고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가 창출되어야만 주주와 기업의 가치가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고플 때는 쇼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1999년 AT&T가 케이블 기업인 TCI와 MediaOne을 인수하였을 때 AT&T는 유선전화 사업의 한계를 통감하고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러한 강박증은 지나친 프리미엄 지불을 초래하여 기업가치가 하락하게 되었다. 2000년 AOL, Time Warner의 합병도 유사한 사례이다. 닷컴의 부상에 대응해야 한다는 Time Warner의 초조함은 시너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합병을 단행하도록 되었고 과다한 인수 비용과 닷컴 거품의 붕괴로 인해 가장 실패한 M&A의 사례로 기록되게 되었다.
셋째, 합병 후 통합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통합 전략 및 실행 방안을 검토 시부터 수립하고 일관되게 실행한다.
전략이 올바르고 시너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었다 하더라도 통합과정에서의 실수는 전체 M&A의 실패를 초래한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국경간 인수(Cross-border M&A)의 경우에는 통합과정이 특히 중요하다. 통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일관된 통합 전략의 조기 수립과 실행, 강력한 통합조직, 명확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빠른 실행 속도, 그리고 평가/보상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Daimler Chrysler 의 M&A는 통합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자동차 산업에서 거대 기업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완고하고 서열을 중시하는 독일의 기업문화와 유연하고 자유로운 성과 중심의 미국 기업문화의 충돌은 시너지 창출을 저해하였다. 이는 크라이슬러 경영진의 사퇴, 크라이슬러 우수 인력의 이탈, 그리고 근로자 사기 저하로 이어져 실적 악화로 나타났고 결국 다시 분사하기에 이르렀다.
넷째,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작은 규모의 M&A를 수행함으로써 M&A 실행 역량을 구축한다. M&A에 대한 경험 및 역량 축적이 M&A의 성공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M&A 성공 사례로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GE, Cisco 등의 공통점은 지속적인 M&A로 기업의 성장을 이룩하였다는 점이다. GE는 Jack Welch 취임 이후 4년간 350여 기업을 인수하고 130여 기업을 매각하였다. Cisco 또한 90년부터 10년간 55개 기업을 인수하였다. 이들은 많은 M&A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M&A를 지속함으로써 기업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M&A는 기업 성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이다. 그러나, 칼과 같은 양면적인 성격을 지닌 도구이다. 잘 활용하면 득이 될 수 있지만, 도구를 활용할 줄 모른다면 우리 몸에 상처를 주고, 심할 경우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 기업들이 M&A 수행 능력을 배양하여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훌륭한 도구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 LG Business Insight 985호
최근 3~4년 사이에 국내 기업들의 M&A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왔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먼 나라의 이야기였던 M&A가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정리로 본격화되기 시작하여 이제는 기업들이 기존 사업 강화나 신성장 사업 발굴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대안이 되었다. 경제 관련 기사나 논문을 보더라도 “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M&A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 “M&A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의 글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들이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국내 기업들을 인수한 뒤 매각하여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그리고 두산, STX, 한화 등이 M&A를 통하여 그룹의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재계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것을 보면서 M&A를 기업의 성장을 보장하는 요술방망이로 인식해, 많은 기업들이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시장을 과열 양상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M&A에 대한 열기는 비단 국내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매년 전세계 M&A 거래 규모는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경을 넘어서는 Cross-border M&A까지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A는 과연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일까?
전세계 및 국내 M&A 거래 지속 증가
전세계 M&A 거래 규모 및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 IT 거품 붕괴 이후 위축되었던 M&A 거래는 2007년 약 4만 건, 5조 달러에 이르러 거래규모 기준으로 1999년의 전고점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로 M&A 시장이 냉각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M&A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M&A 참여가 위축되어 거래 규모가 줄어들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M&A를 효과적인 성장 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을 고려 또는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M&A 거래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7년 국내 M&A 거래 규모는 약 445억 달러에 이르렀다. 무려 40조원이 넘는 돈이 M&A에 투자된 것이다. 2003년 M&A 거래 규모가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할 때 불과 4년 만에 4배 이상으로 성장한 것이다. 거래의 성격 또한 과거의 공기업 민영화나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중심이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보나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해서 일반 기업을 인수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으며,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Cross-border M&A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M&A의 절반 이상 주주 가치 증대에 실패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M&A의 성공률에 관한 조사 연구를 수행했는데, 결과는 참담하였다. A.T. Kearney는 93년부터 96년까지 수행된 115개 대규모 M&A의 거래 전과 2년 후의 총 주주 수익 (Total Shareholder Return)을 조사한 결과 58%의 M&A가 주주 가치를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McKinsey는 90년에서 97년 수행된 193개를 조사해 65%가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2002년 발표된 Boston Consulting Group의 조사 결과 역시 실망스럽다. 95년에서 2001년에 수행된 302개의 거래 중 61%가 주주가치를 감소시켰고, 인수 기업의 성과는 산업 내 경쟁사 대비 4% 포인트, S&P 500 대비 9% 포인트가 저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2007년 McKinsey는 97년에서 2006년 수행된 1,000개 M&A의 거래 전, 후 주가를 비교하여 인수자의 주주 가치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에 따르면 분석 대상 가운데 62%가 주주 가치를 증가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적인 점은 97년에서 2000년 사이에 수행된 M&A 중 65%가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지 못한 반면, 2003년에서 2007년에는 57%가 주주 가치 증대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실패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 이상의 M&A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왜 기업들은 M&A에 적극적인가?
거의 60%에 가까운 M&A가 별 성과를 올리지 못하거나 심지어 인수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A 건수는 왜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
무엇보다 M&A가 성공적일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은 M&A를 통해 새로운 사업 또는 시장에 보다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다. 기존 기업의 인수는 신사업 또는 시장 진출 시 필요한 역량, 즉 기술, 인력, 유통망 등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켜 주고, 사업 경험을 제공해 줌으로써 실패 확률을 낮춰 준다. 기업은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경쟁 기업의 인수를 통해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점유하여 지배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점은 자체의 힘만으로 얻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M&A가 성공적일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들에 매혹되어 많은 기업들이 낮은 성공률을 도외시하고 M&A에 뛰어드는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사업 환경으로 인해 유기적 성장의 가능성은 떨어지는 반면, 주주들의 새로운 성장 엔진에 대한 요구는 점점 높아지는 것도 경영진으로 하여금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다. 기술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고객의 요구는 복잡다양화되면서 사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지속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해 기업은 과거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자체적인 개발보다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은 시간 측면에서 경영진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그리고, 자본 시장이 국제화되고 활성화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다양한 투자 대안을 가지게 되었고, 이에 주주들의 기대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Bain & Company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과거에 주주들은 GDP 성장률 수준인 5% 정도의 성장을 기대하였으나, 당시의 주주들은 이보다 월등히 높은 12%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다. 주주들의 기대 수준 증가는 경영진으로 하여금 보다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더욱 어려워지는 사업 환경, 높아가는 주주들의 요구 속에서 M&A를 통한 빠른 성장은 경영진이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일 것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M&A 성공의 어려움을 간과하거나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하고 M&A에 뛰어 들고 있다.
M&A의 함정
그러나 M&A의 성공은 태생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서로워(Sirower)는 그의 저서 “M&A 게임의 법칙(Synergy Trap)”에서 M&A는 지불되는 프리미엄으로 인해 주주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업의 주가는 이미 해당 기업의 현재 및 미래 성과를 반영한 것이고, 프리미엄은 M&A로 인해 파생되는 추가적인 시너지에 의해 달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M&A는 마치 도박과 같다는 것이다. 피인수 기업의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 기업의 가치 이하로는 기업을 매도할 이유가 없고, 이로 인해 프리미엄이 발생한다. 따라서 인수 기업의 경영진은 시너지를 통하여 프리미엄 이상의 성과를 달성해야만 주주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가 없다면 주주는 M&A보다는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주식의 매입을 통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투자가 될 것이다. 서로워는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를 달성하는 것을 러닝 머신에 비유하였다. 시너지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오늘 시속 6Km로 달린다면, 내년에는 8Km, 후년에는 10Km로 계속 속도를 높여가며 달려야 한다. 더구나 프리미엄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은 채로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M&A에 있어 시너지에 대한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불하였다. UCLA 교수인 리처드 롤(Richard Roll)은 이를 경영자들의 ‘자신감 과다증’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Lotus가 7억 달러에 WordPerfect를 인수하려 했던 시도가 실패한 후, Novell은 동사를 14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아마도 Novell의 경영진은 Lotus보다 7억 달러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Novell은 본인들의 제품에 WordPerfect라는 우수한 워드 프로세스가 결합될 경우 Microsoft나 Lotus의 Office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여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 후 주가 하락으로 5억 5,000만 달러의 가치하락을 경험하였으며, 결국 Corel사에 2억 달러에 재매각하였다. 시너지에 대한 과신으로 인해 인수 대금만으로 12억 달러를 손해 본 것이다.
M&A의 또 다른 함정은 예행연습도 시운전도 없이 시작 시점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통합이 시작되면 원상태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우며, 되돌린다 하더라도 막대한 비용이 지불되어야 하며 기업의 이미지 또한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소매 유통 기업인 Sears Roebuck은 기존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교차판매함으로써 시너지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뮤츄얼 펀드인 Dean Witter Reynolds와 부동산 회사인 Coldwell Banker를 인수하였다. 그러나 고객들의 구매 행태가 달라 교차판매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Sears는 인수 프리미엄 이외에도 금융센터 설립에 2억 5,000만 달러 이상 투입한 상태에서 두 회사를 분사시켰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통합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의 투입을 필요로 하며, 통합 과정 진행 중 경쟁사나 경쟁 환경 변화에 자칫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수 기업은 자신이나 피인수기업의 공급시장, 프로세스, 수요시장에 있어서 합병 전보다 효과적으로 경쟁기업에 대응할 수 있거나, 새로운 시장의 개척 또는 기존 시장을 잠식함으로써 경쟁자의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M&A를 통한 가치 증대는 불가능하며, 오히려 통합에 투입되는 노력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맥주 생산 및 유통 기업인 Anheuser-Busch는 1979년 Eagle Snacks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1982년 빵과 스낵류 제조회사인 Campbell Taggart를 20%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5억 6,000만 달러에 인수하였다. 그러나 맥주와 스낵류의 유통 차이로 인해 시너지가 창출되지 않았다. Anheuser-Busch가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는 동안 스낵류의 경쟁사인 Frito-Lay는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고 신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점유율을 40%에서 50%로 증대시켰다. 이에 반해 Eagle Snacks의 시장점유율은 시너지 창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6%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였다. 결국 Anheuser-Busch는 17년간 스낵사업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한 후 Eagle Snacks를 Frito-Lay에 매각하고, Campbell Taggart는 분사시켰다. 항공산업의 Lockheed Martin은 항공기용 전자제품 납품업체인 Loral Corporation을 91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공급사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고려한 인수였다. 그러나 공급사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경쟁사인 McDonnell Douglas가 전자제품 납품회사를 Loral에서 다른 회사로 변경함으로써 성과 하락을 경험하게 되었다. 공급사를 통합함으로써 기대했던 안정된 수익 기반과 경쟁력 향상 대신에 주요 고객을 잃는 아픔을 맛본 것이다.
M&A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기업의 전략 실행을 위해서 M&A가 꼭 필요한 것인지, 다른 대안에 비해서 우월한지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M&A 수행 여부를 결정한다.
M&A는 기업 전략 실행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주지하고, 다른 대안과의 비교를 통해 M&A의 수행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기업 전략, 사업 전략의 올바른 수립이 요구된다. 앞에서 살펴본 Sears Roebuck의 금융 사업 진출이나, Anheuser-Busch의 스낵 사업 진출은 전략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M&A의 실패를 초래한 경우이다. 또한 전략 방향이 맞더라도 실행 대안들의 장·단점 및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비교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M&A와 자체 개발(Green Field Development) 그리고 Joint Venture나 제휴 등 대안 실행에 필요한 시간, 자원, 그리고 실현 가능성 및 리스크를 면밀히 비교하여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M&A 검토 시부터 M&A를 통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를 명확히 하고 달성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여야 한다.
M&A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검토하고 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수립하여야 한다. 창출하려는 시너지를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화함으로써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창출 가능한 시너지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실 M&A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를 정확히 산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수립한다면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혹시라도 능력을 과신하고 있진 않은지 반복 검토함으로써 M&A의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수 경쟁자가 많다면 과잉경쟁으로 인하여 인수 프리미엄이 증가한다. 과잉지불의 가능성이 높다면 경쟁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M&A는 기업 전략 실현의 수단이고 프리미엄 이상의 시너지가 창출되어야만 주주와 기업의 가치가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고플 때는 쇼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1999년 AT&T가 케이블 기업인 TCI와 MediaOne을 인수하였을 때 AT&T는 유선전화 사업의 한계를 통감하고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러한 강박증은 지나친 프리미엄 지불을 초래하여 기업가치가 하락하게 되었다. 2000년 AOL, Time Warner의 합병도 유사한 사례이다. 닷컴의 부상에 대응해야 한다는 Time Warner의 초조함은 시너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합병을 단행하도록 되었고 과다한 인수 비용과 닷컴 거품의 붕괴로 인해 가장 실패한 M&A의 사례로 기록되게 되었다.
셋째, 합병 후 통합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통합 전략 및 실행 방안을 검토 시부터 수립하고 일관되게 실행한다.
전략이 올바르고 시너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었다 하더라도 통합과정에서의 실수는 전체 M&A의 실패를 초래한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국경간 인수(Cross-border M&A)의 경우에는 통합과정이 특히 중요하다. 통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일관된 통합 전략의 조기 수립과 실행, 강력한 통합조직, 명확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빠른 실행 속도, 그리고 평가/보상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Daimler Chrysler 의 M&A는 통합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자동차 산업에서 거대 기업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완고하고 서열을 중시하는 독일의 기업문화와 유연하고 자유로운 성과 중심의 미국 기업문화의 충돌은 시너지 창출을 저해하였다. 이는 크라이슬러 경영진의 사퇴, 크라이슬러 우수 인력의 이탈, 그리고 근로자 사기 저하로 이어져 실적 악화로 나타났고 결국 다시 분사하기에 이르렀다.
넷째,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작은 규모의 M&A를 수행함으로써 M&A 실행 역량을 구축한다. M&A에 대한 경험 및 역량 축적이 M&A의 성공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M&A 성공 사례로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GE, Cisco 등의 공통점은 지속적인 M&A로 기업의 성장을 이룩하였다는 점이다. GE는 Jack Welch 취임 이후 4년간 350여 기업을 인수하고 130여 기업을 매각하였다. Cisco 또한 90년부터 10년간 55개 기업을 인수하였다. 이들은 많은 M&A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M&A를 지속함으로써 기업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M&A는 기업 성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이다. 그러나, 칼과 같은 양면적인 성격을 지닌 도구이다. 잘 활용하면 득이 될 수 있지만, 도구를 활용할 줄 모른다면 우리 몸에 상처를 주고, 심할 경우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 기업들이 M&A 수행 능력을 배양하여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훌륭한 도구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 LG Business Insight 9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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