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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5. 11:27
좋은 리더란 사람 마음 먼저 움직여야
좋은 코치란 따끔하게 피드백 해줘야

리더십 코칭 회사인 '마스터풀 코칭(Masterful Coaching)'사의 로버트 하그로브(Hargrove) CEO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경영자 코치로 손꼽힌다. '코칭'이란 개인이나 조직이 스스로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 하그로브는 그 동안 아디다스·AIG·GM·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을 코칭했다. 그는 9년 전 미국 링키지(Linkage) 컨설팅이 10만여 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가장 뛰어난 경영자 코치'로 선정됐다. 최근 강연을 위해 방한(訪韓)한 하그로브를 Weekly BIZ가 인터뷰했다.


―많은 조직의 리더들을 상대해 본 코치 입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좋은 코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끔하게 제대로 피드백(feedback)을 해주는 코치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게 코치의 일이죠."

―이 대통령의 코치라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 먼저 사람(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신뢰부터 회복해야 합니다. 조직을 재창조하고 싶은 리더는 자신을 먼저 재창조해야 합니다. 리더가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이 일하고 싶도록 만들어 함께 변혁을 이뤄내야 합니다."

―기업을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코칭'이 확산되고 있지만, 어떤 개념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코칭은 숨겨져 있는 개인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입니다. 질문·대답을 거치면서 부족한 점을 스스로 깨닫고, 이를 통해 변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으로부터 360도 피드백을 모아 제공하기도 합니다. 코칭은 잘못을 직접 지적하고 해결 방법까지 제시하는 게 아닙니다."

―코치가 꼭 필요한가요?

"혼자서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본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코칭은 사람의 장점에 주목합니다. 상대가 문제가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타이거 우즈에게도 코치가 필요합니다. 코칭할 때 '무엇이 잘못됐는가'에 대해 묻지 말고, '이런 식으로 다시 해보자'라고 말합니다.

―코치가 틀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코치가 늘 완벽한 것은 아니죠. 코치는 남을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많이 듣고, 서로 얘기하며 상대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같이 찾습니다. 코치는 상대의 장점을 적극 밀어줍니다. 때로는 '나는 당신의 사업 계획이 마음에 들지만 당신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어떤 믿음이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는 없나요?'라는 자극적인 질문을 던져 대답을 끌어냅니다."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입니까?

"리더십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뻔한 목표와 일의 방향을 정해놓고 조직원에게 각자 업무를 맡겨 놓은 다음 성과가 나오면 보상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거래적 리더십'이 있습니다. 한편 조직원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개인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능력 이상의 열정을 발휘하도록 하는 '변혁적 리더십'이 있습니다. 현대는 '변혁적 리더십'의 시대입니다."

한국 CEO의 리더십을 글로벌 기업의 리더십과 비교해 보신다면.

"글로벌 수준에 접근하고 있지만 아직도 통제와 지시를 통한 관리에 무게를 두는 CEO들도 많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제품을 잘 만드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기계 시대'가 아니라 '인재 시대'입니다. 수직적인 기업 문화에서 직원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한계가 있겠죠.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포기하고 협력하는 리더가 돼야 합니다. 물론 한국의 문화와 교육도 함께 바뀌어야 할 겁니다."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13/20080613007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