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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25. 12:47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들을 유럽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한민국에서 도시는 과거와 현재가 단절된 모습을 보여주며 아파트 위주의 물리적 건축물의 집합체다. 그러나 유럽은 중세, 근대, 현대가 하나의 도시에 어우러져 있으며, 구시가지와 시가지가 조화를 이룬 도심 설계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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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이다. 최근에는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되는 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로 유명해졌지만, 몬주익의 영웅으로 불리는 황영조 선수가 1992년 금메달을 따 온 국민을 열광시킨 바로 그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우리들에게 알려진 것은 1992년 이후로, 올림픽 전까지 스페인의 아주 작은 항구도시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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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올림픽 유치로 세계적 도시로 성장

스페인 변방의 작은 도시 바르셀로나는 1800년대부터 도시 개발이 계속되어 왔다. 안토니오 가우스와 피카소라는 걸물들의 유작이 있는 도시이지만 격자형의 단순한 도심은 매력이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뒤쳐지는 도시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대형 이벤트를 유치해 도시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 1992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자 바르셀로나는 지구촌 모든 사람이 바르셀로나를 알 수 있도록 도시 재생사업을 시작한다. 우선적으로 바다를 외부로 나가는 새로운 통로로 개발하기 위해 올림픽 항구를 대대적으로 개발한다.

대규모 유람선의 접안이 가능하도록 바다를 매립해 항구의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그리고 올림픽 항구에 대형 크루즈 선박 15척을 정박해 놓고 올림픽 관람객들에게 호텔로 제공해 부족한 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하고 아울러 크루즈선 유치 홍보로 바르셀로나가 유럽의 대표적인 크루즈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한다. 올림픽 항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낙후된 기존 공장과 하수처리장이 들어서 있던 지역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 잔디공원 등을 갖춰 도시 지역과 바다를 연결해주는 생태공원 구실을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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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미래가 한 공간에 공존

바르셀로나는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양분된다. 구도심은 전형적인 격자형 계획도시로 1백년 전에 수립한 도시계획이 아직도 진행 되고 있다. 신도시는 구도시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도시이다. 신도시는 토지이용, 도시시설, 인프라 등의 물리적인 면과 경제, 사회 문화적인 면에서 종합성을 갖춘 도시이다. 올림픽으로 도시 전체를 업그레이드 한 바르셀로나는 ‘포럼 2004 바르셀로나’를 통해 명품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유명 스타 건축가들을 불러들여 바르셀로나를 대표할 수 있는 건축을 설계하도록 한다. 그리고 소규모 도시 계획은 지역의 젊은 건축가들이 맡도록 해 도시 전체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한다. 이것이 ‘뉴 바르셀로나 시티 개발 프로젝트’이다. 바르셀로나는 전 개발지역을 12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 특성에 맞게 도심을 새롭게 디자인한다. 초기에는 공공자본으로 시작했지만, 2004년 이후에는 민자투자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 미관도 재정비한다. 가판대, 카페테리아, 지하주차장 디자인을 통일해 디자인 자체가 도시의 주요 기능을 알 수 있도록 했으며, 거리에 불필요한 간판을 없애 거리를 깨끗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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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고날 마르 프로젝트

포럼 2004 바르셀로나를 통해 만들어진 12개의 프로젝트 가운데 북동쪽 해안 지역을 개발하는 두 가지 프로젝트 중 하나가 디아고날 마르 프로젝트다. 1999년에 시작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이 구역은 하나의 독립된 도시의 구실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고 판매를 목적으로 건축한 5곳의 고급 아파트와 바르셀로나 컨벤션 센터, 퍼블릭 파크, 대형 쇼핑몰, 비즈니스맨을 위한 호텔과 오피스 빌딩을 건설하였다.

전체 규모는 34만m3에 이르며 이 지역에 한해서는 엄격한 건축 고도 제한을 예외적으로 풀어주었다. 주거 빌딩의 고급화와 고층화 대신 각 부지의 공용 부분을 대중을 위한 공원과 공공부지로 디자인해 시민들에게 개방했기 때문이다. 공용면적과 녹지가 전체 면적의 70%에 이르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해안은 모두 개발한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가장 낭만적인 장소로 꼽히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1992년 올림픽 때 조성된 인공 해안이고, 포럼 2004 바르셀로나를 위해 북동부 지역까지 확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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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바르셀로나의 도시 계획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중요한 자원이다. 신도시 개발과 함께 구도시에 대한 투자도 함께 진행하였다. 1994년 현대문화센터와 1995년 현대미술관을 낙후된 라발 지역에 오픈함으로서 이 지역을 예술의 중심지로 육성하였다. 라발은 젊은 아티스트가 모이는 유행의 첨단 거리로 바뀌었고, 지하 전시장을 새롭게 단장해 상설전시장으로 개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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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문화가 개발의 중심

제대로 된 해안선이 없었던 바르셀로나는 두 차례 이벤트를 유치하면서 스페인과 유럽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낙후된 해안지역을 체계적인 도시개발로 도시와 바다를 연결했고 유럽의 전통과 하이테크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특징이다. 바르셀로나 디지털 시티도 이런 도심 계획 속에 녹아들어가 있다. 바르셀로나가 국제적인 금융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하여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스페인의 작은 항구도시가 제조업과 조선업, 관광업의 중심인 국제적인 금융 중심지로 발전했고, 1백 척이 넘는 정기선들이 바르셀로나와 세계 주요 항구를 연결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개발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2세기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 위하여 10곳의 낡은 공장을 문화적인 창의공간으로 활용하는 22@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인간 중심의 도시 개발이 바르셀로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 Beyond Promise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