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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31. 18:33
디자인 경영이 일반화되면서 디자인만으로 차별적인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감성 차별화의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기술이다. 향후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신기술 개발 동향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본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 성능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만족감까지 고려하는 것은 이미 일반화된 현상이다. 기업들도 점차 기능, 성능, 가격을 넘어 혁신적인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광고 등을 강조하는 추세다. 특히 디자인은 그동안 효과적인 제품 차별화 도구로 인식되어왔다. 일례로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휴대폰, 냉장고, 에어컨 등의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가전은 실내 인테리어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애플, 스와치의 경우 특색있는 디자인으로 시장 선두 기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한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역량 강화에 주력하거나, 제품 디자인이 경쟁사들간 빠르게 상호 모방되면서 디자인만으로는 차별화된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의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감성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이 성능 향상을 위한 도구로만 인식되었으나, 기술 수준이 고도화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미묘한 차이를 구현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감성 기술은 폭넓은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경쟁사의 모방이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감성 기술은 소비자가 제품 구매 후 사용과정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로열티를 높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를 만족시킨 사례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터치폰을 들 수 있다. 터치폰은 터치스크린을 채용하여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향후 휴대폰은 사용자 오류를 줄일 수 있는 메뉴 구성, 키패드의 터치감, 가독성을 높이는 글씨체 등 감성적 인터페이스 구현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가 다양화·고도화되면서 개인 맞춤형 제품, 자연친화적 소재, 정서적 만족감 등과 관련된 기술의 개발 및 탐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향후 감성 관련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IBM,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내놓은 컨셉트나 최신 제품들을 살펴보면, 감성 관련 기술은 감성적 편의성 개선, 제품과 정서적 교감 증진, 사회적 가치 제고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1. 감성적 편의성 개선 
 
기술의 지나친 발전으로 하이테크 제품은 빠른 속도로 고도화·전문화되고, 사용법이 복잡해지는 추세이다. 일례로 최신 휴대폰의 사용설명서는 100장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는 신제품을 단지 과시용으로 구매하거나, 구매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메모리 용량, 컴퓨팅 속도 등 기술적인 성능도 소비자가 만족하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성능 향상에 따른 한계효용의 증가는 이전처럼 크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신기하지만 불편한 최신제품보다는 익숙한 기존 제품에 향수를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역설적으로 하이테크 제품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휴대폰의 경우 DMB, 블루투스, 풀 브라우징으로 무장한 스마트 폰과 나란히 통화, 문자에만 중점을 둔 중저가 휴대폰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기능적 우수성만큼이나 사용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기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터치스크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감성적 피드백이 향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직관적 사용을 가능케 하는 터치스크린 
 
터치스크린이 각광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터치스크린은 화면에 필요한 조작을 직접 행할 수 있어, 제품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우스의 더블클릭, 휴대폰에서 짧게 혹은 길게 누르는 메뉴같은 인위적인 설정도 사라진다. 정확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펜으로 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둘째, 협업 및 교육의 편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특히 대형 터치스크린은 공동 프로젝트, 전자 교실 등에서 칠판, 화이트 보드를 대신해 사용자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 줄 것이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iPhone)에서 선보인, 여러 입력 신호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멀티터치 기능은 차세대 터치스크린의 등장을 예고한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터치스크린을 차세대 운영체제에 탑재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멀티터치 기능을 채용한 ‘Surface’와 ‘TouchWall’을 출시했다. ‘Surface’는 테이블처럼 생긴 컴퓨터이며, ‘TouchWall’은 비용과 크기의 한계를 극복한 대형 터치스크린이다. 대형 터치스크린에 주목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아니다. 신생 기업 퍼셉티브 픽셀(Perceptive Pixel)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대형 터치스크린을 CNN, NASA에 이미 공급하고 있다. 향후 터치스크린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 기관 디스플레이서치(DisplaySearch)에 따르면 2015년 터치스크린의 시장 규모는 3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 ‘디지털 유목민’을 지원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는 21C에 디지털 유목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글로벌화, 교통수단 발전, IT의 생활화 등으로 인해, 이동하면서 모바일 기기로 정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보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한 모바일 기기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플랙서블 디스플레이는 실리콘 반도체, 유리 기판의 제약을 극복하며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기기 출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당분간 전자종이(E-paper)가 플랙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전자책(E-Book), 의류, 전광판 등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플랙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딱딱한 실리콘 반도체를 대신할 유연한 반도체나 회로기판이 필요하다. 유연한 반도체의 양산은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텔, BASF가 주주로 있는 플라스틱 로직(Plastic Logic)은 작년에 벤처 캐피탈로부터 1억 달러를 투자받아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접을 수 있는 제품도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필립스에서 분사한 폴리머 비전(Polymer Vision)은 접을 수 있는 전자종이 라디우스(Radius)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더 나아가 플랙서블 디스플레이에도 터치스크린처럼 화면에 직접 필요한 정보를 쓸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E-잉크(E-ink)와 세이코 엡슨(Seiko Epson)은 전자종이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할 수 있는 전용 컨트롤러를 공동개발했다. 물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향후 주류 디스플레이로 자리를 굳히려면 다양한 기술적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눈의 피로감 예방, 가독성이 높은 글자체 개발, 종이 질감 재현 등 소비자 감성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 기존의 사용 방식을 존중하는 피드백 제공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도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소비자에게 제품의 작동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가장 잘 인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제품이 정상 작동하는지, 고장난 부분은 없는지, 사용자 입력 명령을 인식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어야 제품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작동에 대한 피드백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소비자의 사용 행태나 기존 작동방식에 대한 감성적 측면의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들어 터치폰에 채용된 진동은 사용자에게 재미도 주지만, 사용자의 명령을 인식했다는 피드백이기도 하다. 입력 버튼이 터치스크린으로 대체되면서, 과거 휴대폰 버튼을 누르던 느낌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자동차 핸들 역시 유압식에서 전자식으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과거 유압식처럼 속도가 빨라지면 핸들이 무거워진다. 운전자에게 속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한 배려이다. 고급 차일수록 자동차 속도에 따라 핸들의 무게감이 미묘하게 달라지며, 이 느낌은 운전자의 감성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기존 기기를 대체하는 디지털 제품의 경우 이런 점들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피아노 시장의 선두 기업의 위치를 지켜오는 야마하의 경쟁력은 기존 피아노와 유사한 터치감과 음색이다.  
 
2. 제품과의 감성적 상호작용 
 
앞으로는 제품과 사용자 간의 감성적 상호작용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제품이 나와 교감한다고 느끼게 되면 제품에 대한 애착이나 감성적 만족도는 자연히 커진다. 실제로 로봇청소기 룸바의 사용자들 중에는 제품에 애칭을 붙이고 마치 애완동물처럼 여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엔터테인먼트용 지능형 로봇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직접 교감하는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자신을 바라보거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로봇에 대해서는 정서적으로 교감한다고 느낀다. 사람이 움직이면 졸졸 따라오는 행동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람과 로봇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자의 입력 내용 이상을 파악하는 센서, 제품에 감성을 부여하는 감성 소프트웨어, 인간친화적인 표현 기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감성적 상호작용 기술은 향후 지능형 로봇을 넘어 인간이 접하는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닛산의 컨셉트카 피보(Pivo)에는 졸음운전이나 운전자 기분을 파악해 자동으로 휴식처 안내나 난폭운전을 방지해주는 네비게이션이 장착될 예정이다.  
 
● 스스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센서 
 
제품이 능동적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면 센서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시각 및 청각 센서는 말하는 사람을 분간하고, 화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어왔다. 향후에는 정서적 교감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촉각센서까지 활용될 전망이다. 일본의 심리치료용 감성로봇 파로(PARO)가 좋은 사례이다. 파로는 촉감센서를 통해 쓰다듬는 것과 때리는 것을 구분하며, 때릴 때는 화를 내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심박수, 호흡, 뇌파와 같은 생체 신호를 통해 감정을 분석하는 센서도 등장할 전망이다. 독일의 디자이너 폴칸(Akbiyik Volkan)은 사용자 감정에 따라 스스로 적절한 타이밍을 결정하여 사진을 찍는 카메라 컨셉트를 제시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센서의 정보를 종합해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나, 센서간 정보 교환을 통해 자율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센서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로봇, 생산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능화가 진행될수록 센서의 중요성은 증가할 것이다. 향후 소형화, 감도 향상, 신뢰성 제고 등의 방향으로 개선되면서 센서는 생활 곳곳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 제품에 감성을 불어넣는 소프트웨어 
 
지금까지 제품에서 소프트웨어가 이성을 담당하는 좌뇌 역할을 했다면, 미래의 소프트웨어는 감성을 담당하는 우뇌 역할도 맡게 될 것이다. 현재 감성 소프트웨어 개발은 초기 단계로서 MIT, 와세다 대학, NEC, ETRI 등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기초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MIT에서 개발한 로봇 키즈멧(Kismet)은 기쁨, 놀람, 화 등 9개의 감정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최근 MIT는 한발 더 나아가 물체 감지 능력, 시선 고정 등 보다 정교한 표현이 가능한 지능형 로봇 넥시(Nexi)를 발표했다.  
 
이밖에 NEC의 지능형 로봇 파페로(PaPeRo)는 각 제품마다 다르게 부여된 개성, Maslow의 이론에 근거한 욕구,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결정되는 감정 등을 종합하여 행동을 결정한다. 감성 소프트웨어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주변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용자 명령을 무시하도록 디자인되기도 한다. 파페로의 경우 배가 고프거나 맞아서 기분이 나빠지면 사용자의 명령을 무시하기도 한다.  
 
● 인간 친화적인 표현방식의 최종 목표, 휴머노이드  
 
휴머노이드는 사람처럼 말하고, 표정짓고, 움직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장 진보적인 형태의 로봇이다. 일본의 액트로이드(Actroid), 한국의 에버(Ever), 아이로봇(IRobot)의 베이비봇(Baby-bot) 등이 현재 개발 중이며, 향후 엔터테인먼트, 의료, 복지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개발은 조만간 난관에 봉착할 우려도 있다.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박사가 지적한 ‘기묘한 계곡(uncanny valley)’ 현상이 그것이다. 로봇의 인간화가 진전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지만, 자칫 인간의 표정, 동작 등을 어설프게 모방할 경우 호감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오히려 혐오감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제품과의 교감이 이루어지려면 단순한 인간 모방 이상의 것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심리학, 인간공학, 뇌과학 등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감성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와 같은 영역은 인간의 인지 및 감성 구조나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므로 사회 문화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학제간 협력연구가 요구된다.  
 
3.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기술 
 
웹의 등장과 함께 기술은 인간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이메일, 게시판 등 간접적인 형태로 기여해왔다. 향후 통신 속도의 향상, 무선통신의 진화, 사이버 공간의 활성화 등으로 인해 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그 영향력도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변할 것이다. 이미 사람들은 댓글, 방명록, 트랙백을 통해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고 동호회, 인터넷 카페 등 가상 커뮤니티에 강한 소속감을 가지게 되었다. 현대인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는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MySpace)와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 쌍방향 통신을 활용한 원격 화상채팅 및 회의, 위치 기반 서비스(location-based service)등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들이 사회적 관계 형성을 수월하게 하고 관계의 양적 증대를 가져온 장점은 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 관계의 건조함, 일시성 등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PC 앞에만 앉아 시간을 보내는 ‘나홀로족’의 증가는 이를 반영한다. 따라서 향후에는 질적 문제점을 보완하고, 감성적 만족감을 높여줄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 분석, 3D 디스플레이, 위치추적 기술 등이 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 관계를 분석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분석  
 
웹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이를 분석하는 기술이 빠르게 진화할 전망이다.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에 IT가 활용되면서 사람들의 상호소통 정보가 이메일, 메신저, 쪽지, 답글, 트랙백, 커뮤니티 접속 빈도 등으로 남기 시작했다. 필요한 경우 음성 센서, 영상 센서, 위치 감지 센서 등을 통해 전화, 대화 내용, 제스처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따라서 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의미를 도출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기술은 필요한 정보를 가진 사람을 찾아주거나 네트워크 상에서 영향력 있는 정보유통자를 알려줄 수 있다.  
 
HP의 휴버맨(Huberman)과 대학 연구팀은 제품의 종류에 따라 구전 마케팅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추천 네크워크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줬다. IBM은 이메일과 메신저를 분석하여 개인 인맥관리를 도와줄 아틀라스(Atlas)를 출시했다. 비즈니스 위크는 전문가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링크드인(LinkedIN)이 SNS중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 현실감을 부여하는 3D 디스플레이  
 
2D 화면에 깊이를 더한 3D 디스플레이의 등장은 엔터테인먼트, 의료영상 장비뿐만 아니라 원격 화상전화, 채팅, 회의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2D 디스플레이에 기반한 화상회의 장비들은 표정,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 요소도 생생하게 전달하지만 사용자 상호작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2D 디스플레이는 대화의 내용은 전달되지만, TV처럼 단순한 영상일 뿐 상대방의 존재감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스코시스템스는 상대방이 같은 공간에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현실감있는 실물크기 3D 홀로그램 온 스테이지 텔레프레즌스(On Stage Telepresence)를 공개했다. 아직 조명으로 인한 제약은 있지만 회의 도중 눈이 마주치면 머쓱함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또한 3D 디스플레이는 정확한 영상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협업의 도구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캘거리 대학에서 개발한 3D 의료기기 케이브맨(CAVEman)은 마치 인체 속을 직접 살펴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원격 진단과 연구 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 자신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기술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소소한 일상을 타인과 공유하려는 라이프캐싱(Lifecashing)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은 반가운 소식이다. 자신이 오늘 갔던 곳에서 찍은 사진, 동영상이 자동으로 분류되어 지도상에 표시된다면 수고가 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또한 맛집, 상점 등 필요한 서비스를 웹에서 다운받는 위치 기반 서비스 구현에도 자신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게다가 자신의 위치 정보에 혈압, 심박수, 혈당치를 측정하는 센서가 더해지면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대처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수요에 힘입어 차량용 네비게이션에 주로 장착되던 GPS는 PDA, MP3,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전망이다. 소니는 GPS를 사용해서 사진에 위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GPS-CS1을 출시했다. 앞으로는 GPS 외에도 지하공간처럼 인공위성으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외선, RFID, WiBro 등 무선통신을 활용한 위치 측정 방법도 개발될 것이다.  
 
향후 소비자의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고, 제품을 차별화시키는 요소로 감성과 관련된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다양한 감성 기술 중 감성적 편의성 제고, 정서적 교감 증대, 사회적 가치 제공 등 세 가지 방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감성 기술에 입각한 제품 차별화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텔, IBM 등 국내·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하여, 퍼셉티브 픽셀(Perceptive Pixel), 플라스틱 로직(Plastic Logic) 등 기술력을 앞세운 신생 기업들까지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디자인 강화를 감성 제품 구현의 주된 수단으로 삼고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사이, 선진 기업들은 경쟁 방식을 감성 기술 중심으로 변화시키며, 격차를 벌려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시장 주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정서적 및 심리적 사용 경험, 사회문화적 맥락을 통괄하는 감성 기술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LG Business Insight 99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