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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1. 20:11
작지만 强한 그들이 사는 법
매직 & 로직
"最高價 명품보다 잘 먹히는 건 우리가 소비자를 잘 알기 때문…
가방이 아니라 코치백을 사는거죠"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을 창조한다. 코치(Coach)는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감당할 수 있는 명품)'라는 새로운 상품 군(群)을 만들어냈다.

명품(名品)을 열망하지만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이 너무 높아 좌절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고, 좋은 재질, 숙련된 기술로 만든 제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코치를 관찰하는 시장 분석가들은 '비교적 저렴한 명품(名品)'이라는 모순된 전략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류 프랭크포트(Frankfort) 코치 CEO는 "소비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 '코치' CEO 류 프랭크포트
"서베이 결과들을 보면, 젊고 대학 교육을 받은 현대적 감각의 소비자들은 럭셔리를 그들의 부모들과는 다르게 정의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부모 세대에게 명품은 루이비통 등 유럽 럭셔리 브랜드를 의미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명품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것이죠. 자신에 대한 느낌을 높여주면서, 때론 기능적으로 유용한 물건을 의미합니다. 코치의 타깃 고객이 바로 이들입니다."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라는 블루오션 개척

프랭크포트 사장에게 "만일 어떤 여성에게 핸드백을 하나 고르라고 하면 코치 백을 집을 것으로 보느냐"는 '엉뚱한' 질문을 한번 던져 봤다.

"소비자에 따라 다르겠지요. 미국 소비자들은 코치 백을 고를 겁니다.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 소비자들은 유럽 럭셔리 브랜드 백을 집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불행히도 가치 있는 핸드백은 공짜가 아닙니다. 만약 내게 차를 고르라면 애스턴 마틴을 고를 겁니다. 하지만 돈이 적으면 BMW를 고를 겁니다. 공짜라면 물론 애스턴 마틴을 고르겠지만,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지 않지요. 코치는 유럽 럭셔리 브랜드 제품과 같은 최상의 재질을 쓰지만 낮은 노동비용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돌려줍니다. 코치가 빠르게 성장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명품 브랜드를 사는 것은 최고의 물건을 가졌다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조금 더 좋은 명품을 추구하지 않을까요?

"거듭 말하지만 세상은 공짜가 아니에요. 늘 예산 제약을 받아요. 더구나 현대 여성들은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갖거나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코치 백이 첫 번째로 꼽혔어요. 나머지 핸드백 브랜드들은 5위 안에 이름이 없어요. 대신 다른 명품 보석, 스파 이용권, 아이팟, 평면TV 등이 꼽혔죠. 코치 백은 이제 이런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대 소비자들은 기능적으로 어떤 제품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찍는다는 것이죠. 그냥 가방이 아니라 '코치 백'을 갖고 싶어합니다."

코치는 북미(北美) 시장에서 가장 고객들의 충성도가 강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미국 프리미엄 핸드백 시장에서 코치의 점유율은 26%로 유럽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이나 구치, 프라다보다 2~3배 높다. 적어도 북미 시장에서 코치 백은 젊은 소비자의 라이프사이클을 잡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코치 제품의 재구매율은 90%에 이른다. 10명 가운데 9명이 다시 코치 제품을 구입한다는 얘기다.

코치는 1941년 창립됐다. 안드리아 쇼 레스닉(Resnick) 수석부사장은 "아시아의 역사에서 보면 짧을지 모르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오래된 브랜드"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80년대 월가의 뉴요커 여성들은 강하게 보이기 위해 정장 차림에 각진 서류 가방을 들고 다녔고, 그 이후 여성스런 소품을 찾는 식으로 트렌드가 변해왔다. 코치는 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고객들과 함께 호흡했다는 것이 다른 신생 브랜드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갖게 된다면 명품이 갖는 희소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프랭크포트 사장은 "코치는 그런 우려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반짝이는 가죽제품, 작은 소품, 과시하는 스타일백 같은 것들이죠. 이런 다양성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흔한 물건이라는 느낌을 누그러뜨립니다."

코치는 800달러가 넘는 핸드백을 팔면서도 200달러 안팎의 소품(小品)들을 함께 내놓는 등 가격의 다양성도 추구한다. 소비자판매리서치 회사인 플랫리테일의 스티븐 키스 플랫 이사는 "코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가격의 제품을 다양한 수준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치는 '어포더블 럭셔리'라는 '블루 오션'을 개척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루오션에서 코치가 많은 이득을 내고 있는데, 왜 다른 경쟁자들이 뛰어들지 않을까요?

"다른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럭셔리들은 그들만의 개성이 있어요. 비용이 비싸지만 유럽에서 만들었다는 게 그들 브랜드의 핵심입니다. 그런 근간을 침범하고 싶어하지 않지요.

다른 한편으론 의류나 액세서리 같은 분야에서 코치와 비슷한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들은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어하지만 누구도 코치와 같은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어요. 유럽의 메이저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는 코치와 경쟁하기 위해서 가격을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비용이 싼 곳으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코치의 가격보다 여전히 높아요.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만들어내면서 유연하게 공급할 수 있는 공급 체인이 없기 때문이지요."

■강한 성과 중시의 문화

프랭크포트 사장에겐 명품 브랜드 CEO에서 상상할 수 있는 화려함은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호기심이 많을 뿐 아니라 파고 드는 타입으로 매우 분석적"이라고 했다.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보다는 숫자를 중시하며, 스스로와 직원들을 꾸준히 극한으로 밀어넣는 스타일의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치의 높은 성장과 이익은 강한 성과 중시 문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코치는 지금까지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이보다 높은 성적을 내도록 목표를 정하고 있다.

직원들의 보너스와 동일 매장 매출 목표도 이런 기준에 따라 정하고 독려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코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코치는 어떤 의미에서 자기 자신이 이뤄놓은 성공의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성과가 너무 높아 기대수준을 계속 맞춰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프랭크포트 사장은"우리는 월스트리트에서 보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방식대로 본다"며 "우리는 아직 성공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코치가 지니고 있는 멀티 유통망은 상대적으로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치는 북미에 282개의 럭셔리 매장 이외에 99개의 팩토리 아웃렛(제조사가 직영체제로 운영하는 상설할인 매장)을 갖고 있다. 경제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특히 아웃렛 매장의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아웃렛 매장의 매출은 17.7% 늘어난 반면 소매매장의 매출은 1.1% 줄었다.

프랭크포트 사장은 젊은 시절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고, 1960년대 반전(反戰) 운동과 인권 운동에 참가했었다. 70년대 말 코치에 입사하기 전에는 뉴욕시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언뜻 럭셔리 패션 브랜드 경영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경력처럼 느껴진다.

"아니에요. 과거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급변하는 환경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경영을 했던 경험은 코치를 끌고 가는 데 좋은 준비였던 것 같아요. 저는 뉴욕시 재직 시절, 아이들을 위한 보호의 질과 수준을 향상시키는 일에 집중해서 큰 성과를 냈어요.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도록 도전했었는데, 그런 관점은 정부에서와 마찬가지로 코치에서도 유용합니다. 인재를 뽑아 발전시키는 재능도 정부와 코치에서 다 사용할 수 있었어요. 물론 패션만 놓고 말하면 코치에 입사하기 전엔 그리 '발달'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의도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이 부분에 대한 감각도 나아지고 있지만요."

인터뷰 동안 옆에 앉아있던 레스닉 수석 부사장은 프랭크포트 사장이 뉴욕시 행정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대학생 인턴으로 같이 일했었다. 레스닉 부사장은 당시 프랭크포트 사장의 패션 얘기가 나오자 웃음을 터뜨리며 "패션과는 거리가 멀었다(unfashionable)"고 고개를 저었다.

―한국 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제2의 코치'를 꿈꾸고 있습니다. 제2의 코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앞서 이야기한대로 로직(logic)과 매직(magic)을 결합해야 합니다. 우선 자신이 누구이고, 통합되는 패션세계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아야 합니다.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고, 그 브랜드를 지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능력을 갖춰야 하겠죠. 특히 여성은 제품을 구매할 때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따라서 특히 새로 진입하는 기업은 두드러지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감성적으로 여성에게 호소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야 하겠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0/10/20081010008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