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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1. 20:16
작지만 强한 그들이 사는 법
집중·세계화
70년대 오일쇼크때 뛰어들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한우물'

독일의 경영 석학 헤르만 지몬(Simon) 박사는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즉 작지만 강한 기업의 성공 비결을 '집중(focus)'과 '세계화(globalization)'로 요약했다.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는 이를 웅변으로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 풍력발전기 사업에 뛰어든 베스타스는 바람에서 전력을 얻는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간주되던 당시부터 풍력발전 기술 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계속 팠고, 세계화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루게 된다. 2007년 현재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석유 가격이 폭등하고 대체에너지 개발이 붐을 이루면서 베스타스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3~2007년 사이 이 회사 주가는 1300% 이상 폭등했다.

"우리에게 실패란 없다(Failure is not an option)." 베스타스의 사명선언문(mission statement)이다. 프랑크 오르멜(Ormel) 베스타스 이사는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치밀함이야말로 베스타스가 치열한 경쟁 속에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 '베스타스'CEO 디틀레프 엥겔.

요즘 풍력발전기는 풍력날개가 돌아가는 범위가 축구장 넓이의 2배에 이를 만큼 대형화하고 있다. 또한 수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는 대당 가격이 수백만 유로에 달한다. 제품 개발 전에 완벽한 설계와 기능 시험을 거치는 것이 필수다. 완제품 설치가 끝난 뒤 결함이 발견된다면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스타스 설계시험센터에서는 신제품 시판 전에 2년에 걸쳐 테스트를 한다. 오르멜 이사는 "고객들이 20년 뒤에도 처음 설치됐을 때와 똑같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베스타스는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전 과정(value chain)을 회사 스스로 감독·관리한다. 연구개발→설계→시제품 제작→완제품 생산→시험→설치→유지·보수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 풍력발전기 생산의 전 과정에서 완벽한 통제를 추구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전 세계에 산재한 베스타스 풍력발전기 중 2만3500개로부터 각각 온도·풍속·풍질(風質)·회전속도 등 120~180가지의 데이터가 운영관리 본부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 데이터는 신속하게 분석, 정리돼 기술 개선과 신제품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베스타스의 세계화는 판매로부터 제조,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60여 개국이 고객이며, 공장도 유럽에서부터 인도중국을 거쳐 미국까지 수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만들어진다. 현재 세계 20여 곳에 공장이 있다.

연구개발센터도 덴마크와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뿐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 첸나이, 미국 휴스턴에서 운영 중이다.

디틀레프 엥겔(Engel) CEO는 "이산화탄소 배출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풍력은 원자력이나 천연가스보다 싸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며 "유가가 60달러 선보다 높다면 분명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베스타스가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통해 세계가 매년 약 400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바람으로 세계를 밝힙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머지않아 암흑에 휩싸일 테니까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0/10/20081010008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