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302)
Some advice for me (32)
Music (319)
Book (68)
Business (820)
Diary (60)
Gateway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07. 8. 24. 22:38
기업들의 고객 만족 경영은 초인종을 누르고 나서 문이 열릴 때까지 그 짧은 기다림의 시간까지도 주목하고 고객들을 보살피려는 조그마한 노력으로부터 출발한다. 
 
매일 타고 내리는 엘리베이터 안에 현재 자신이 몇 층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계기판이 없다면 사람들은 기다림에 매우 초조해할 것이다.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문의한 사항에 대해 몇 분 안에 답변해 줄 것이라는 멘트 한마디 유무에 따라서도 고객들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이처럼, 기다리는 시간은 제아무리 짧더라도 사람들의 심리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기업의 인지도 및 고객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기다림의 시간 동안 고객을 그냥 방치해두곤 한다. 세계 최고의 디자인 기업인 IDEO의 최고경영자이자, 「유쾌한 이노베이션」의 저자인 톰 켈리는 이를 두고 ‘초인종 효과(Doorbell Effect)’라 일컫는다. 마치 초인종을 누르고 나서 문이 열릴 때까지 혹은 열리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로 불편하게 기다린다. 초인종 효과와 같은 상황은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은 채 고객들을 불편한 상태로 기다리게 하는 서비스 회사에서 많이 발생하곤 한다.
 
초인종 효과에 주목하는 기업 
 
그러나 금융 서비스업의 대표주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 초인종 효과에 주목하여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새로운 고객 서비스 컨셉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 실험과 탐색을 하던 중에, 기다리는 시간의 관리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은행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의 임계치가 3분이며, 그 시간이 지나가면, 고객은 실제 기다린 시간보다 더 오래 기다렸다고 생각하면서 기다림의 수고를 과대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재미있는 비디오를 틀어주는 등의 노력으로 초인종 효과를 완화할 수 있고, 실제로 고객 만족도 지수에서 단 한가지 사항만 개선해도 고객 1인당 1.4달러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있음도 알아냈다. BOA는 이노베이션 팀 창설 등 일련의 고객케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한 결과, 고객들의 로열티와 추천의향이 늘어나 파이낸셜 타임스가 뽑는 ‘올해의 미국 은행’으로 2년 연속 선정되었다.
 
초인종 효과에 놀랄 만큼 민첩하게 대응하여 성공을 거둔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네트플릭스(Netflix)는 영화 DVD를 고객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는 영화렌탈사업체다. 보고 난 DVD를 우표값이 이미 지불된 봉투에 넣어 회사로 보내주면, 다음 DVD를 곧 받을 수 있는 체제이다 보니, 지체되는 시간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 회사는 발송 중에 있는 DVD의 상황을 고객들에게 단계별로 즉각 알려주고 있다. 고객들이 기다려야 하는 불확실한 시간을 고객이 DVD를 회사에 보내는 시간, 네트플릭스 처리/분배 센터에서 걸리는 시간, 새 DVD를 다시 고객에게 발송하는 시간 등으로 3등분하여 관리함으로써 초인종 효과를 멋지게 완화시켰다. 각 단계별로 걸리는 시간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로 재빠르게 보내온다.
 
고객 만족 경영은 작은 고객 보살핌에서 시작 
 
기업들은 제품이건, 서비스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이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기까지는 얼마간 기다려야 하며, 기업들 또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기 십상이다. ‘고객 만족 경영’을 외치면서 앞만 보고 달리는 기업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다. 고객 만족은 거창하고 담대한 것을 제공받았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초인종 효과와 같이 고객들이 겪을 수 있는 작은 기다림의 시간부터 관리하려는 조그마한 고객 보살핌으로부터 고객들은 당신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줄 것이다.
- 주간경제 95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