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9. 01:11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고 매니아적 감성을 가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식 소비가 주춤하는 사이, 일상적인 즐거움과 대중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층이 부상하고 있다. 얼리어답터와 달리 단순하고 대중적인 취향을 가졌지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에도 서서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슬로우어답터(Slow Adopter) 소비자를 만나보자.
주목할 만한 업계 소식 세 가지
하나,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모바일 게임기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004년 출시된 소니의 PSP와 닌텐도의 닌텐도 DS(이하 DS)가 주인공이다. 애초 PSP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많았지만 결과는 ‘싸고 쉬운’ 게임을 표방한 DS의 압승이었다(<그림 1> 참조).
둘, 광풍처럼 몰아치던 미니홈피 열풍이 진정되는 대신 마이크로블로그라는 신종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글을 쓰고, 지인들과 소식을 나누어야 하는 미니홈피 대신 마이크로블로그는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된 즉흥적 감상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초미니 블로그이다.
셋, 2~3개월 만에 짧은 라이프사이클이 보통이던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2년 간 500만 건이 다운로드된 롱런 베스트셀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스타 크래프트나 리니지와 같이 근사하고 전문적인 게임이 아니라 버튼 하나만 조작하면 되는 원버튼 방식의 단순한 게임이라 한다.
진화하는 서비스, 히트 코드는 ‘단순함’
모바일이나 웹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및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대중화되면서 업계 승자의 요건도 변화하고 있다. 기술적 우위나 섬세하고 치밀한 서비스, 스케일의 방대함 등이 중시되던 과거에 비해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놀랄 만큼 단순하고 가볍다.
DS는 PSP에 비해 기기의 가격도 싸고, 컨텐츠의 내용이나 기기 조작도 PSP보다 훨씬 쉽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게임을 하기 위해 고가를 지불하는 것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싸게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대중 소비자의 기호를 정확히 읽은 닌텐도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DS가 PSP를 누른데 대해 가격차이를 주원인으로 들지만, 지난 4월 PSP가 기기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트위터, 일본의 모고모고, 한국의 미투데이나 플레이톡 등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줄짜리 블로그인 마이크로블로그는 미니홈피를 업데이트하고 꾸미는 데 필요한 근면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마이크로블로그는 해당 웹사이트에 본인의 즉흥적인 기분을 올리거나 타인의 기분에 공감하는 댓글을 달면 그만이다. 이러한 상호 작용이 수없이 교차되고, 실시간 공유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너무나도 간편하게 자신을 표현한다.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된 게임들이 지극히 단순 반복적이고 가벼운 게임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늘수록 고스톱이나 테트리스, 돌던지기 등 기존에 잘 알려졌거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임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몰입하지 않음의 즐거움 : 소비자는 게으르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분명하다.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매니아 중심이라서 거리감을 느꼈던 소비자들의 틈새를 파고 들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주 소비층이 아니었던 비고객, 즉 여성이나 직장인, 중장년층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쉽고 간단함’이 대중화 코드였던 셈이다.
사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뭔가 근사하고 새로운 것에 몰입하고 탐구할 시간이 없다. 언제나 바쁜 일상 속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엔 너무 바쁘고, 무언가에 장시간 몰두하기에는 머리 속이 너무 복잡하다.
지나치게 복잡한 기능, 머리 아픈 짜임새, 오랜 기간의 연습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일반 소비자들은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들이 제품에 허락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부담 없이 보낼 수 있는 제한된 집중력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은 고객에게 많은 시간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집중력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대중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찰나의 몰입과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는 캐쥬얼함 뿐이다.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식 소비론의 한계
지금까지 IT 업계가 관심을 가져왔던 선도 소비자는 얼리어답터들이다. 이들은 신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전문가 못지 않은 제품 지식을 가지고 있어 기업의 제품 기획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적극적 소비자로 알려져 있다. 제품을 개발한 기업도 알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견해 낼 정도로 집요하고 제품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소비자들이다. 비록 소수지만 신기술 수용도와 제품 지식, 적극적인 의사 표현 성향으로 인해 일반 대중 소비자를 선도하는 고객층이며, 모든 제품 기획을 이들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흔히 얼리어답터로 분류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남성들의 소비 맥락은 일반 대중의 그것과 다르다. 인생에서 가장 개인적 시간이 많은 때이며,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번외’의 활동에 쏟을 에너지가 풍부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질적 여유가 증가하면서 남들이 쉽게 살 수 없는 고급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얼리어답터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취향이나 구매력이라는 측면에서 지금의 얼리어답터는, 5년 전에 우리가 말하던 매니아 소비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과연 대중 소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동향을 보면 얼리어답터와 일반 대중의 소비 취향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얼리어답터형 제품이었던 PSP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판매가 주춤하며,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아이폰(iPhone)도, 기대 이하의 판매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출시 후 초기 판매량이 50만대에서 7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판매량은 27만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애플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게다가 아이폰을 써본 소비자들마저 배터리나 발열 등으로 인한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2로 게임 시장을 제패할 당시 시장 분위기는 게임기가 곧 미래 가전과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된 MS는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 향후 8년 동안 9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내부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5년 여가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떤가? 고성능 게임 시장의 저변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5년 전의 예측과 시장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닌텐도는 DS를 기획한 배경에 일본 게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고객 이탈 현상이 있었다고 말한다. 소니와 MS가 주도하고 있는 게임 시장은 점차 매니아 층에 국한되기 시작했고, 호기심으로 시장에 문을 두드렸던 일반 대중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를 잃고 시장을 이탈하고 있었던 것이다. 닌텐도는 게임에 몰두해 있는 젊은이들의 취향과 일반인의 취향 사이에 쉽게 극복될 수 없는 벽이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DS는 여성과 중장년의 취향에 맞춘 게임기로서, 닌텐도는 이를 통해 창사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그림 2> 참조).
IT 업계에 부상하는 새로운 소비 주역
빠르게 기술이 변화하고 새로움 자체를 미덕으로 하는 제품이 빠르게 쏟아지는 시장 초창기에 10대 후반 소비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면서, 취향은 대중적이지만 구매력은 더 높은 20대 후반, 30대 소비 계층의 부상이 더 두드러지는 듯 하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국내 시장의 경우 30대 남성의 DS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자신이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구매한다고 한다. 국민 7명 당 한 명이 닌텐도 DS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직장 여성의 필수품 중 하나로 닌텐도 DS를 꼽는다. 마이크로블로그 역시, 바빠서, 혹은 직장에서 눈치가 보여 꾸준히 미니홈피를 운영할 수 없지만 순간순간 타인과의 네트워킹을 원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500만 건 다운로드 기록의 모바일 게임은 10대 남성 중심인 다른 컨텐츠에 비해, 20대 등 타 연령층의 다운로드 비율이 30%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IT 업계 곳곳에서 감지된다. NTT 도코모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대 후반 여성이 모바일 컨텐츠 서비스의 핵심 고객으로 부상했다. 10대 후반 여성이 주류였던 초기와 달리 20대 후반 여성의 컨텐츠 이용 빈도가 더 많으며 구매 성향도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형 카메라인 DSLR 시장도 독신 여성과 젊은 아빠를 타겟으로 한 가볍고 사용이 간편한 경량형 제품을 출시하면서 빠른 성장 가도에 접어들고 있다.
슬로우어답터(Slow Adopter)식 소비 코드
그렇다면, 오락기 삼매경에 빠진 젊은 여성, 마이크로블로그에 수시로 접속하는 직장인,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중년의 남성들은 누구일까? 닌텐도 DS 열풍의 주역이며, 마이크로블로그의 확산 통로이자, 캐쥬얼 게임 중심으로 게임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이 사람들의 특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 것인가?
이들은 새로운 형태의 즐거움이나 네트워킹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종래의 대중 소비자보다는 적극적이다. 주변의 새로운 것에 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제품이 자신의 또래 집단에 잘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서서 구매를 시도해 볼 정도의 적극성은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다. 비록 얼리어답터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비디오 게임이나 PC를 접해 봤고, 기질적으로도 기기에 대한 수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 코드는 통상적인 얼리어답터와 분명히 구분된다. 얼리어답터에 비해 훨씬 대중적이고 보수적이다. 종래의 대중 소비자보다는 적극적이지만, 얼리어답터보다는 대중적인 취향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에 서서히 관심을 보이는 이들을 슬로우어답터(Slow Adopter)로 정의하기로 하자.
호기심이 왕성하고 시간적 여유가 많은 적극적 소비자인 얼리어답터에 비해, 슬로우어답터의 본질적 속성은 일상적 생활인이다. 얼리어답터는 제품이 갖는 상징성이나 구매 행동 자체가 만족의 근원이 되지만, 슬로우어답터는 제품에 자신을 투영하지 않으며, 제품 자체보다는 제품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더 중시한다. 고기능화와 완벽한 성능을 원하는 얼리어답터에 비해 슬로우어답터는 사소한 오작동에 관대하지만 조작의 복잡함이나 무거움과 같이 기본적 사용성이 훼손되는 것을 못 참아 한다.
슬로우어답터의 부상은 얼리어답터의 매니아화와 같은 이유에서 촉발된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증가하면서, 생활 속의 즐거움이나 자신을 위한 소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대중적 소비층이 등장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활에 묻혀 새로운 소비에 관심을 보이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소비 계층으로서의 매력도를 볼 때, 슬로우어답터는 얼리어답터보다 수요층이 두텁다. 통계청이 2006년 발표한 국내 인구통계자료를 보면 얼리어답터에 해당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소비자는 688만 명에 불과한 반면 슬로우어답터에 해당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소비자는 천만 명에 육박한다. 직장인으로서 이들이 가진 안정적 소득을 고려하면 잠재적 구매력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얼리어답터보다 더 매력적인 소비자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품 구매 경험을 인터넷 채널을 통해 전파하는 얼리어답터에 비해 이들은 제한된 네트워크 반경 내에서 직접 보여준다. 가족에게 사주거나, 친구와의 모임에 들고나가는 식이다. 소비 확산이 얼리어답터에 비해 완만하지만 훨씬 더 지속력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상하는 슬로우어답터, 대응 방안은
중장기적인 인구 트렌드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슬로우어답터의 중요성은 더 크다. 저출산 트렌드로 인해 10대 소비자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를 주도할 중심 소비자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슬로우어답터의 시사점과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 시장 조사 관행의 변화: 소비자 지도를 다시 그려라
아직도 많은 기업의 소비자 조사는 10대 후반의 얼리어답터에 포커스되어 있다. 20대, 30대의 소비자를 조사한다 하더라도 매니아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는 얼리어답터식 소비에 주목해왔던 업계 분위기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다. 얼리어답터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리크루팅하기 쉽고, 니즈 표현이 확실하기 때문에 시장 조사 담당자가 가장 만족할 만한 결과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쏟아내는 고사양에 대한 요구가 과연 시장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무엇을 해달라고 말하는 적극적인 소비자에 기대고 있다면, 그것은 그 회사의 시장 조사와 상품 기획이 그만큼 수동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10대 후반과 매니아에 포커스되어 있는 소비자 지도를 좀 더 대중화해야 한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소비자 속에서 슬로우어답터가 될만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어눌하게 말하는, 혹은 본인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부족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
● 모바일엔 더더욱 슬로우어답터
기기와 서비스가 모바일화되면 소비자들은 더 게을러진다. 사용 환경이 훨씬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리 잡고 앉아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유저와 이동 중인 유저는 사용 환경이 확연히 다르다. PC 앞에 앉은 사람은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시간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모바일 기기나 서비스 말고도 더 중요한 미션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예컨대 출근 중이라든가, 데이트를 한다거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모바일 서비스나 컨텐츠에 할애할 수 있는 것은 대단히 짧은 시간과 제한된 집중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쓰던 사람도 모바일 콘솔로는 DS를 사는 경향이 많은 이유는 모바일의 사용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모바일 컴퓨팅’은 IT 업계가 꿈꾸는 미래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PC에서 구현되고 있는 서비스가 보편화된 경로를 벤치마킹하느라 애쓰고 있지만, 모바일 컴퓨팅이 PC 그대로를 휴대폰에 이식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무리한 가정 같아 보인다. 모바일 컴퓨팅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철저하게 슬로우어답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와 컨텐츠를 재구성해야 한다.
● 성능이 아니라 시간의 관점에서 기획하라
슬로우어답터에게는 성능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 고성능의 영상보다 이들의 제한된 집중력과 시간 속에서 완결된 재미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DS의 게임 중에서는 몇 번의 클릭 만으로도 승부가 결정나는 게임이 있다. 이런 게임은 자투리 시간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또 미련없이 끝내고 다른 일로 직행할 수 있다. 이것이 슬로우어답터식 소비 패턴인 것이다.
고성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보다는 서비스를 시간적으로 분해해서 그 중에서 핵심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블로그는 기존의 블로그 사용 활동 시간을 극단적으로 쪼개서 생겨난 결과이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바쁘고 귀찮다. 그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 말아라. 쉽고, 간단하고, 짧은 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야 말로 ‘게으른 생활인’을 유혹하는 핵심 코드이다.
- 주간경제 951호
주목할 만한 업계 소식 세 가지
하나,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모바일 게임기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004년 출시된 소니의 PSP와 닌텐도의 닌텐도 DS(이하 DS)가 주인공이다. 애초 PSP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많았지만 결과는 ‘싸고 쉬운’ 게임을 표방한 DS의 압승이었다(<그림 1> 참조).
둘, 광풍처럼 몰아치던 미니홈피 열풍이 진정되는 대신 마이크로블로그라는 신종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글을 쓰고, 지인들과 소식을 나누어야 하는 미니홈피 대신 마이크로블로그는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된 즉흥적 감상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초미니 블로그이다.
셋, 2~3개월 만에 짧은 라이프사이클이 보통이던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2년 간 500만 건이 다운로드된 롱런 베스트셀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스타 크래프트나 리니지와 같이 근사하고 전문적인 게임이 아니라 버튼 하나만 조작하면 되는 원버튼 방식의 단순한 게임이라 한다.
진화하는 서비스, 히트 코드는 ‘단순함’
모바일이나 웹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및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대중화되면서 업계 승자의 요건도 변화하고 있다. 기술적 우위나 섬세하고 치밀한 서비스, 스케일의 방대함 등이 중시되던 과거에 비해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놀랄 만큼 단순하고 가볍다.
DS는 PSP에 비해 기기의 가격도 싸고, 컨텐츠의 내용이나 기기 조작도 PSP보다 훨씬 쉽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게임을 하기 위해 고가를 지불하는 것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싸게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대중 소비자의 기호를 정확히 읽은 닌텐도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DS가 PSP를 누른데 대해 가격차이를 주원인으로 들지만, 지난 4월 PSP가 기기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트위터, 일본의 모고모고, 한국의 미투데이나 플레이톡 등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줄짜리 블로그인 마이크로블로그는 미니홈피를 업데이트하고 꾸미는 데 필요한 근면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마이크로블로그는 해당 웹사이트에 본인의 즉흥적인 기분을 올리거나 타인의 기분에 공감하는 댓글을 달면 그만이다. 이러한 상호 작용이 수없이 교차되고, 실시간 공유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너무나도 간편하게 자신을 표현한다.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된 게임들이 지극히 단순 반복적이고 가벼운 게임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늘수록 고스톱이나 테트리스, 돌던지기 등 기존에 잘 알려졌거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임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몰입하지 않음의 즐거움 : 소비자는 게으르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분명하다.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매니아 중심이라서 거리감을 느꼈던 소비자들의 틈새를 파고 들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주 소비층이 아니었던 비고객, 즉 여성이나 직장인, 중장년층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쉽고 간단함’이 대중화 코드였던 셈이다.
사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뭔가 근사하고 새로운 것에 몰입하고 탐구할 시간이 없다. 언제나 바쁜 일상 속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엔 너무 바쁘고, 무언가에 장시간 몰두하기에는 머리 속이 너무 복잡하다.
지나치게 복잡한 기능, 머리 아픈 짜임새, 오랜 기간의 연습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일반 소비자들은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들이 제품에 허락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부담 없이 보낼 수 있는 제한된 집중력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은 고객에게 많은 시간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집중력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대중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찰나의 몰입과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는 캐쥬얼함 뿐이다.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식 소비론의 한계
지금까지 IT 업계가 관심을 가져왔던 선도 소비자는 얼리어답터들이다. 이들은 신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전문가 못지 않은 제품 지식을 가지고 있어 기업의 제품 기획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적극적 소비자로 알려져 있다. 제품을 개발한 기업도 알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견해 낼 정도로 집요하고 제품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소비자들이다. 비록 소수지만 신기술 수용도와 제품 지식, 적극적인 의사 표현 성향으로 인해 일반 대중 소비자를 선도하는 고객층이며, 모든 제품 기획을 이들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흔히 얼리어답터로 분류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남성들의 소비 맥락은 일반 대중의 그것과 다르다. 인생에서 가장 개인적 시간이 많은 때이며,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번외’의 활동에 쏟을 에너지가 풍부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질적 여유가 증가하면서 남들이 쉽게 살 수 없는 고급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얼리어답터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취향이나 구매력이라는 측면에서 지금의 얼리어답터는, 5년 전에 우리가 말하던 매니아 소비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과연 대중 소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동향을 보면 얼리어답터와 일반 대중의 소비 취향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얼리어답터형 제품이었던 PSP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판매가 주춤하며,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아이폰(iPhone)도, 기대 이하의 판매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출시 후 초기 판매량이 50만대에서 7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판매량은 27만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애플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게다가 아이폰을 써본 소비자들마저 배터리나 발열 등으로 인한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2로 게임 시장을 제패할 당시 시장 분위기는 게임기가 곧 미래 가전과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된 MS는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 향후 8년 동안 9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내부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5년 여가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떤가? 고성능 게임 시장의 저변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5년 전의 예측과 시장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닌텐도는 DS를 기획한 배경에 일본 게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고객 이탈 현상이 있었다고 말한다. 소니와 MS가 주도하고 있는 게임 시장은 점차 매니아 층에 국한되기 시작했고, 호기심으로 시장에 문을 두드렸던 일반 대중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를 잃고 시장을 이탈하고 있었던 것이다. 닌텐도는 게임에 몰두해 있는 젊은이들의 취향과 일반인의 취향 사이에 쉽게 극복될 수 없는 벽이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DS는 여성과 중장년의 취향에 맞춘 게임기로서, 닌텐도는 이를 통해 창사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그림 2> 참조).
IT 업계에 부상하는 새로운 소비 주역
빠르게 기술이 변화하고 새로움 자체를 미덕으로 하는 제품이 빠르게 쏟아지는 시장 초창기에 10대 후반 소비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면서, 취향은 대중적이지만 구매력은 더 높은 20대 후반, 30대 소비 계층의 부상이 더 두드러지는 듯 하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국내 시장의 경우 30대 남성의 DS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자신이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구매한다고 한다. 국민 7명 당 한 명이 닌텐도 DS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직장 여성의 필수품 중 하나로 닌텐도 DS를 꼽는다. 마이크로블로그 역시, 바빠서, 혹은 직장에서 눈치가 보여 꾸준히 미니홈피를 운영할 수 없지만 순간순간 타인과의 네트워킹을 원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500만 건 다운로드 기록의 모바일 게임은 10대 남성 중심인 다른 컨텐츠에 비해, 20대 등 타 연령층의 다운로드 비율이 30%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IT 업계 곳곳에서 감지된다. NTT 도코모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대 후반 여성이 모바일 컨텐츠 서비스의 핵심 고객으로 부상했다. 10대 후반 여성이 주류였던 초기와 달리 20대 후반 여성의 컨텐츠 이용 빈도가 더 많으며 구매 성향도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형 카메라인 DSLR 시장도 독신 여성과 젊은 아빠를 타겟으로 한 가볍고 사용이 간편한 경량형 제품을 출시하면서 빠른 성장 가도에 접어들고 있다.
슬로우어답터(Slow Adopter)식 소비 코드
그렇다면, 오락기 삼매경에 빠진 젊은 여성, 마이크로블로그에 수시로 접속하는 직장인,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중년의 남성들은 누구일까? 닌텐도 DS 열풍의 주역이며, 마이크로블로그의 확산 통로이자, 캐쥬얼 게임 중심으로 게임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이 사람들의 특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 것인가?
이들은 새로운 형태의 즐거움이나 네트워킹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종래의 대중 소비자보다는 적극적이다. 주변의 새로운 것에 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제품이 자신의 또래 집단에 잘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서서 구매를 시도해 볼 정도의 적극성은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다. 비록 얼리어답터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비디오 게임이나 PC를 접해 봤고, 기질적으로도 기기에 대한 수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 코드는 통상적인 얼리어답터와 분명히 구분된다. 얼리어답터에 비해 훨씬 대중적이고 보수적이다. 종래의 대중 소비자보다는 적극적이지만, 얼리어답터보다는 대중적인 취향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에 서서히 관심을 보이는 이들을 슬로우어답터(Slow Adopter)로 정의하기로 하자.
호기심이 왕성하고 시간적 여유가 많은 적극적 소비자인 얼리어답터에 비해, 슬로우어답터의 본질적 속성은 일상적 생활인이다. 얼리어답터는 제품이 갖는 상징성이나 구매 행동 자체가 만족의 근원이 되지만, 슬로우어답터는 제품에 자신을 투영하지 않으며, 제품 자체보다는 제품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더 중시한다. 고기능화와 완벽한 성능을 원하는 얼리어답터에 비해 슬로우어답터는 사소한 오작동에 관대하지만 조작의 복잡함이나 무거움과 같이 기본적 사용성이 훼손되는 것을 못 참아 한다.
슬로우어답터의 부상은 얼리어답터의 매니아화와 같은 이유에서 촉발된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증가하면서, 생활 속의 즐거움이나 자신을 위한 소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대중적 소비층이 등장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활에 묻혀 새로운 소비에 관심을 보이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소비 계층으로서의 매력도를 볼 때, 슬로우어답터는 얼리어답터보다 수요층이 두텁다. 통계청이 2006년 발표한 국내 인구통계자료를 보면 얼리어답터에 해당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소비자는 688만 명에 불과한 반면 슬로우어답터에 해당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소비자는 천만 명에 육박한다. 직장인으로서 이들이 가진 안정적 소득을 고려하면 잠재적 구매력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얼리어답터보다 더 매력적인 소비자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품 구매 경험을 인터넷 채널을 통해 전파하는 얼리어답터에 비해 이들은 제한된 네트워크 반경 내에서 직접 보여준다. 가족에게 사주거나, 친구와의 모임에 들고나가는 식이다. 소비 확산이 얼리어답터에 비해 완만하지만 훨씬 더 지속력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상하는 슬로우어답터, 대응 방안은
중장기적인 인구 트렌드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슬로우어답터의 중요성은 더 크다. 저출산 트렌드로 인해 10대 소비자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를 주도할 중심 소비자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슬로우어답터의 시사점과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 시장 조사 관행의 변화: 소비자 지도를 다시 그려라
아직도 많은 기업의 소비자 조사는 10대 후반의 얼리어답터에 포커스되어 있다. 20대, 30대의 소비자를 조사한다 하더라도 매니아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는 얼리어답터식 소비에 주목해왔던 업계 분위기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다. 얼리어답터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리크루팅하기 쉽고, 니즈 표현이 확실하기 때문에 시장 조사 담당자가 가장 만족할 만한 결과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쏟아내는 고사양에 대한 요구가 과연 시장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무엇을 해달라고 말하는 적극적인 소비자에 기대고 있다면, 그것은 그 회사의 시장 조사와 상품 기획이 그만큼 수동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10대 후반과 매니아에 포커스되어 있는 소비자 지도를 좀 더 대중화해야 한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소비자 속에서 슬로우어답터가 될만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어눌하게 말하는, 혹은 본인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부족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
● 모바일엔 더더욱 슬로우어답터
기기와 서비스가 모바일화되면 소비자들은 더 게을러진다. 사용 환경이 훨씬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리 잡고 앉아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유저와 이동 중인 유저는 사용 환경이 확연히 다르다. PC 앞에 앉은 사람은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시간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모바일 기기나 서비스 말고도 더 중요한 미션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예컨대 출근 중이라든가, 데이트를 한다거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모바일 서비스나 컨텐츠에 할애할 수 있는 것은 대단히 짧은 시간과 제한된 집중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쓰던 사람도 모바일 콘솔로는 DS를 사는 경향이 많은 이유는 모바일의 사용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모바일 컴퓨팅’은 IT 업계가 꿈꾸는 미래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PC에서 구현되고 있는 서비스가 보편화된 경로를 벤치마킹하느라 애쓰고 있지만, 모바일 컴퓨팅이 PC 그대로를 휴대폰에 이식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무리한 가정 같아 보인다. 모바일 컴퓨팅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철저하게 슬로우어답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와 컨텐츠를 재구성해야 한다.
● 성능이 아니라 시간의 관점에서 기획하라
슬로우어답터에게는 성능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 고성능의 영상보다 이들의 제한된 집중력과 시간 속에서 완결된 재미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DS의 게임 중에서는 몇 번의 클릭 만으로도 승부가 결정나는 게임이 있다. 이런 게임은 자투리 시간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또 미련없이 끝내고 다른 일로 직행할 수 있다. 이것이 슬로우어답터식 소비 패턴인 것이다.
고성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보다는 서비스를 시간적으로 분해해서 그 중에서 핵심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블로그는 기존의 블로그 사용 활동 시간을 극단적으로 쪼개서 생겨난 결과이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바쁘고 귀찮다. 그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 말아라. 쉽고, 간단하고, 짧은 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야 말로 ‘게으른 생활인’을 유혹하는 핵심 코드이다.
- 주간경제 9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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