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3. 25. 12:46
목차
머리말
1. 100년 기업을 가로막는 8가지 위기
2. 기업 성장에 따른 복잡성, 그리고 위기들
3. 기업의 건강 상태를 감시하는 바이탈 사인
4. 혁신
5. 제품교체
6. 전략
7. 얼라인먼트
8. 학습문화
9. 리더십DNA
10. 기업지배시스템
11. 이사회의 감시
12. 종합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 13년, 30년이 지나면 기업들의 80%가 소멸…. 이렇듯 기업들이 단명하는 현실에서 100년까지 장수할 수 있는 기업의 조건이란 제목은 참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본서는 기업의 발전 과정에 언제나 등장하는 예상 가능한 위기들을 사전에 진단하고 방어함으로써 100년 기업으로 살아남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발생 가능한 여덟 가지 위기들
저자는 모든 기업이 부딪히게 되는 여덟 가지 위기를 각각 네 가지 경영상의 위기와 조직 구조상의 위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경영상 위기 중 첫번째는 기술적 타성으로 기업이 과거에 이루었던 성공에 만족한 나머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는 데 실패하는 경우이다. 둘째는 기업이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단계에서 기존 제품과의 충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품 교체의 위기이다. 세 번째는 기업이 잘못 선택한 전략으로 장기적인 목표를 잃거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추진력을 얻지 못하는 위기이다. 경영상 위기의 마지막은 기업의 성장과 함께 다양해진 하위 과업들이 전사적 목표와 일치하지 못하고 업무상의 다양한 과업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얼라인먼트상의 문제이다. 이 네 가지 경영상의 문제들을 잘 해결하는 것은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기업이 성장하면서 복잡해질수록 경영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좀 더 세련된 지배구조가 필요해진다.
저자는 경영상의 위기와 또 다른 성격으로 지배구조상의 위기를 지적한다. 이 지배구조상 위기 중 하나는 조직 내에서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함으로써 구성원 모두가 발전하려는 학습 문화가 부족한 상태이다. 두 번째 위기는 개인의 명성보다도 회사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차기 리더를 육성할 수 있는 리더십 DNA의 부재이다. 세 번째는 커지고 복잡해진 기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정형화된 기업지배 시스템이 갖추어 지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위기이다. 마지막으로 경영상의 문제나 다른 지배구조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사전에 감지해야 하는 이사회의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위기가 지적되고 있다.
기업의 발전 단계별 위기
이들 여덟 가지 위기들은 기업 발전의 어떤 시점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특정 질병의 발병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듯이, 기업의 위기도 제품과 시장, 채널이 복잡해지는 특정 단계에서 더욱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본서는 각각의 발전 단계에 따라 기업이 더욱 주시해야 하는 위기들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령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신생 기업은 혁신을 지속시키지 못하고 타성에 빠지기 쉬우며, 혁신을 하여 신제품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제품 교체의 위기에 노출된다. 또한 기업 내 정보를 공유하는 학습문화와 같은 것은 초기에 형성되지 않으면 나중에는 자리잡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 리더들은 기업 발전과 함께 직면하게 되는 위기들을 끊임없이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총체적인 위기의 관리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도 있듯이, 저자는 위기를 위기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차별화를 시킬 수 있는 기회의 관점으로도 바라본다. 즉 위기가 닥쳐왔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극복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여덟 가지 위기, 혹은 기회들은 상호 의존적이어서 하나의 위기에 대한 대응 결과는 다른 하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학습 문화에서 훌륭한 리더가 육성될 수 있는 것이고, 훌륭한 리더들은 효율적인 기업지배 시스템과 강력한 이사회의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이 이처럼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가졌다면 경영상의 위기가 닥치더라도 이를 보다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이 책은 단 하나의 사건이나 원인으로 실패를 설명하는 단순한 논리에서 벗어나 실패의 원인을 기업이 성장하는 단계별로 구분하고 위기에 대해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또한 수년간 시스코 시스템즈를 비롯한 IT기업들과 함께 일해온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기업들에게 보다 도움이 될만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들 스스로도 인정한 것처럼 이 책에 들어있는 위기의 내용이나 극복의 대안들이 기업의 리더 대부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당연한 것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동기부여와 경고적 차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