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잠재력의 검은 대륙 아프리카
아프리카 IT 시장이 통신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국제기구 원조 및 각국 정부의 IT 인프라 확충으로 아프리카 이동통신 및 인터넷 가입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전자행정 시스템, e-러닝,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차세대 IT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에게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고속 질주하는 아프리카 IT 시장
전 세계에서 휴대폰과 인터넷 가입자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 바로 아프리카이다. 물론 아직까지 아프리카는 정보화의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으나 IT에 대한 수요가 증가일로에 있다. 아프리카의 인터넷 보급률은 2009년 현재 6.7%로 전 세계 평균(25.6%)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으나 최근 PC 보급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이용 인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0~2009년간 아프리카의 인터넷 사용인구 증가율은 무려 1,400%로 전 세계 평균 증가율(380%)을 크게 웃돌았다.
아프리카의 이동통신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지형적 여건과 유선전화 설치에 따르는 막대한 초기비용, 낮은 인구밀도 등의 통신환경으로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5년간(2002~2008년) 아프리카의 휴대폰 사용인구 증가율이 49.3%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아프리카의 휴대폰 보급률은 현재 38%에서 2011년에는 42%, 그리고 2018년에 61%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아프리카 IT 시장은 한마디로 ‘이제 막 피어오르고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ITU(International Telegraph Union)는 아프리카를 ‘새로운 IT 블루오션’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이 지역에서 ‘IT 붐’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 세계 최빈국인 르완다를 비롯해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가 정보통신 분야를 전략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 나가고 있다.
최근 르완다 정부는 농업경제체제에서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중심의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0 프로젝트’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모든 냄비 안에 닭(Chicken in every pot)’ 대신에 ‘모든 주머니 안에 휴대폰(Mobile in every pocket)’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한편, IT 발전 수준은 국가별로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대국인 남아공을 위시하여 나이지리아, 이집트, 알제리, 모로코 등 5개국이 아프리카 IT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 나가고 있다.
주요국의 IT 발전 동향
● 남아공 : 남아공에서는 휴대폰이 하나의 필수품으로 인식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으며 현재 남아공의 휴대폰 사용 인구는 4,000만 명 이상에 이른다. 인터넷은 최근 기업의 인터넷 보급 확대, 브로드밴드 서비스 등으로 인터넷 사용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흑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열기가 불고 있다. 남부 아프리카지역의 ‘인터넷 허브’ 구상을 추진하는 남아공 정보통신정책의 기조는 전자정부(e-Government) 실현과 흑·백간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 해소로 축약된다. 특히 흑인우대정책(BEE)의 일환에 따라‘IT 헌장’을 채택하고 흑·백간에 고착화된 IT 빈부격차의 해소를 위한 노력이 범 정부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낙후지역에 정보접근센터 ▲정부 행정시스템의 ‘무서류(Paperless) 전자시스템’ 도입 ▲장거리 온라인 교육시스템 구축 ▲낙후지역 학교에 대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 ▲전자마을(Digital Village) 설립 등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 알제리 : 최근 알제리의 휴대폰 사용인구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당시 140만 명에 불과했던 휴대폰 인구가 2008년에는 3,200만 명에 육박했다. 알제리의 휴대폰 보급은 마그레브(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급팽창하고 있으며 그 결과 휴대폰 사용 인구가 모로코를 추월하고 이집트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터넷 사용 열기도 확산되고 있다. 2000년 당시 5만 명에 불과했던 인터넷 사용인구가 2009년에는 410만 명으로 무려 8배나 증가하였다. 알제리 정부는 광통신망 구축을 통해 현재의 다이얼 업(Dial-up) 방식의 인터넷 접속방식을 초고속 통신망(Broadband) 방식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주요 도시지역에서는 초고속 통신망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한편 알제리 정부는 과학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한 ICT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서도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수도 알제시에서 남서쪽으로 25㎞에 위치한 시디압델라(Sidi-Abdellah) 지역에 대단위 과학기술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 이집트 : 현재 이집트는 나이지리아, 남아공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이동통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 만해도 이집트의 인터넷 인구는 45만 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PC 보급과 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집트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1,300만 명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비중(18.7%)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IT에 대한 국민인식 및 교육의 부족, 높은 문맹률, 낮은 PC 보급률 등으로 정보화 수준이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수도 카이로를 중심으로 하는 높은 인구밀도와 정부의 IT 정책의지 등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신흥 IT 시장이다. 현재 이집트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는 PC 보급 및 정보접근센터 구축 등을 통한 정보서비스의 대중화, 초고속 인터넷망 확충,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서비스 향상 및 통신요금의 인하, 전자정부(e-Government) 구축, 다국적 IT 기업유치 및 전문 인력 양성 등이다.
아프리카 IT 시장 진출방안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IT 시장 진출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협력 가능성이 큰 유망국가를 선정하여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53개국에 달하는 아프리카 지역은 IT 시장규모 및 성장성, IT 발전수준, 제도 등 시장 환경에 있어 국가별로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협력시장으로는 앞서 말한 남아공, 이집트, 알제리를 비롯해 튀니지, 나이지리아, 모로코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정보화 정책은 ‘1가구 1PC’ 정책에서부터 각종 행정 및 민원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전자정부 구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진출 또는 협력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이에 반해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는 통신 빈국으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단기적으로 수익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IT 발전모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알제리의 경우 과학기술 신도시 건설이나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시스템통합(SI) 등의 분야가 유망하며 IT Korea 이미지의 구축이 필요하다. 알제리는 통신망 현대화와 국가 정보화(전자정부 구축, 행정 전산화 등)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IT 분야의 공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SI 산업은 사용자의 환경 요구에 적합한 정보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기 위해 컨설팅에서부터 시스템 설계, 개발, 통합구축, 관리, 교육, 유지보수 등을 전반적으로 수행하는 고부가가치 종합산업으로 IT 서비스산업 중 가장 큰 분야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SI업체들은 국가기간전산망 구축사업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동남아 등으로 활발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를 아프리카 시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집트 경우 역시 아직까지는 IT 산업발전 수준이 태동기
단계로 단기간 내의 이익창출 기회는 제한적이지만, 성장
잠재력과 인근 북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으로의 진출 확대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집트
IT 시장은 매력적이다. IT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한
첨단 IT 제품의 세일즈 외교와 함께 행정 전산망 등 전자정부(e-Government) 구축
사업에 전략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강구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국이
쌓아온 전자정부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전자정부 현황을 진단해 주고 중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전자정부의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기업의 진출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협력체제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 글│박영호│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 팀장
- Beyond Promise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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